여행도 좋아하고 사진 찍기도 좋아한다. 비록 자동 카메라만을 애용하고 있지만 사진을 멋지게, 인상적으로 찍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다. 이 책은 여행도 좋아하고 사진 찍기도 좋아하는 나에게 선물 같이 느껴지는 책이다.
이 책이 이제 2편이라는데 사실 1편을 보지 못했다. 작가의 이력을 보니 30대 중반의 평범한 엔지니어, 그러나 취미로 사진을 찍은 경력은 20년이 훌쩍 넘어간다고 한다. 그럼 고등학교 다닐때부터? 그러고보니, 내가 고등학교 다닐 때 사진반이 있었다. 무거운 수동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아이들이 부럽기도 하여 의아스럽기도 했다. 그런데 나이가 들다보니 나도 모르게 사진 애호가가 되어 있었다. (하려던 말이 무엇이었나? ^^)
자동 카메라를 소지하고 있는 나로서는 전문가적인 용어나 조언은 사실 잘 다가오지가 않는다. 그렇다고 나같은 완전 아마추어에게 의미없는 책인가? 결코 그렇지 않다. 사진을 한장씩 볼 때마다 탄성이 나온다. 이런 구도로 찍으면 잘 나오는구나.. 결코 구도를 가르쳐주는 책은 아니지만, 사진책을 처음 보는 나로서는 모든 사진이 충분한 교육용 사진이 된다. 그리고 설명도 큰 도움이 된다. 예컨대 "화면에 피사체를 배치할 때는 전체의 균형을 위해 공간이 넓은 곳을 택해야 한다.", "수평선이 있는 화면 속에 인물을 배치할 경우 인체의 관절 부분으로 수평선이 지나가면 매우 어색한 사진이 된다" 같은 부분. 사진 애호가라면 기본적인 알만한 상식일테지만, 나는 번번이 무릎을 치면서 동감하게 된다.
사진에 담긴 숨은 여행지를 찾는 맛이 또 얼마나 달콤한지. 부여, 공주 일대의 궁남지, 탑정지, 청벽산은 꼭 가보고 싶은 여행지로 꼽아두었다. 억새가 많은 화왕산, 찍는 것마다 광고 사진이 된다고 극찬한 아름다운 소매물도. 우리 나라에 얼마나 아름다운 곳들이 많은지 또 한번 알려주는 책이다. 어쩌면 수동 카메라를 만지작거리게 될지도 모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