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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마음을 사로잡는 스무 가지 플롯
로널드 B.토비아스 지음, 김석만 옮김 / 풀빛 / 2007년 7월
평점 :
‘플롯’이라. 그 옛날 학창시절 국어시간에 얼핏 공부했던 기억 외에는 거리가 멀어진 단어다. 소설이나 시나리오를 만드는 일이나 비평하는 사람들에게나 유용할 것 같은 플롯이라는 개념에 대해 매우 흥미로운 책을 읽었다. 번역된 제목에서 다양한 추측을 할 수도 있겠지만, 원제는 <20 Masters Plots And How to Build Them>이다. 대표적인 플롯 20개를 소개하고, 그 플롯을 만드는 방법을 설명하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다.
이 책은 먼저 좋은 플롯에 대한 설명으로 출발한다. 처음으로 예로 든 것이 <숨이 막힌 도베르만>이라는 이야기인데, 플롯의 중요성을 단박에 느끼게 할 정도로 매우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첫째 장면은 극적인 사건과 미스터리로 시작되고, 둘째 장면은 위험의 요소가 느껴지며, 셋째 장면은 위험의 고조와 해결로 끝난다. 플롯의 세 단계를 지니고, 프로타고니스트와 안타고니스트가 등장하며, 긴장과 갈등의 요소가 풍부한 멋진 플롯이란다. 이 밖에도 저자가 활용하는 수많은 플롯의 예들은 알고 있던 문학 작품과 영화도 있고, 처음 듣는 것도 있지만 대체로 흥미진진하고 설득력이 있다.
좋은 플롯의 여덟가지 원칙은 가장 공감이 되었던 부분이다. 긴장은 플롯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데, 대립하는 세력이 있어야 긴장이 창조되는 것이며, 그 세력을 키워 긴장을 고조시켜야 한다. 등장인물의 성격은 변해야 하며, 모든 사건은 중요한 사건이 되게 하라! 흥미로웠던 소설과 영화, 드라마를 떠올리니 대번에 공감이 되는 대목이다. 등장인물의 숫자는 3명이 적당하고, 주인공은 2번 실패하고 3번째 드디어 성공해야 한다. 구구절절 맞는 말. 일정한 법칙을 가지고 있는 플롯은 작품을 독자에게 낯설지 않게 만드는 틀이라고 생각되는데, 이러한 플롯에 새로운 옷을 입히는 것이 작가의 몫은 아닐까.
이 책의 핵심이라 할 20가지의 플롯에 대한 각각의 설명도 재미있게 읽혔다. 어디서 분명 보았던 구조라고 한다면 반드시 이 플롯 중 하나에 들어갈 듯 하다. 저자가 소개하는 다양한 문학 작품과 영화에 대한 분석도 이 책을 읽는 또 다른 재미가 될 것이다. 이 책을 흥미롭게 읽었으니, 문학작품을 읽는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책을 비평하는데 크게 도움이 될 것 같다. 욕심을 부린다면, 플롯을 공부한 김에 어디 나도 한번 써봐? 작가 또는 비평가 지망생이라면 더욱 강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