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호 아이들은 왜 학교가 좋을까? - 장주식 선생님과 하호분교 아이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장주식 지음 / 철수와영희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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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궁금했다. 하호학교 아이들은 방학이 오는 것이 싫단다. 대안학교인가 생각했는데 정규학교, 즉 공교육기관이다. 방학이 길다보면 심심해서 학교 가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방학이 싫다니, 그럴 수 있을까?

이 책은 전교생 39명인 하호분교의 6학년 학급을 맡고 있는 선생님의 일기다. 교단일기라고 해야 하나. 특별히 잘하고 있는 비결(!)을 알려주려는 마음이나 설교하려는 마음은 엿보이지 않는다. 솔직함과 평범함이 오히려 마음에 들었다. 아동문학을 하는 분이라서 그런지 국어수업과 시쓰기와 관련된 소재가 많이 보였는데, 모처럼 읽어보는 아이들의 시가 미소를 짓게 했다. 1년 동안 있었던 아이들의 이런 저런 이야기와 학교의 크고 작은 사건들을 접하면서 하호분교가 아주 가깝게 있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그 비결은 뭘까. 왜 학교가 좋은 것일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작은 학교’라는 점이다. 작은 학교는 학교의 규모 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학교가 작기 때문에 구성원이 서로를  잘 알고, 접촉과 상호작용이 잦고, 친밀감과 유대감이 쌓이지 않을 수 없다. 다음으로 든 생각은, 이 책으로 정확히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교사들을 묶고 있는 ‘단단한 교육관’이다. 그들이 어떠한 이유로 같은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모르나, 아이들에게 과자와 음료수 같은 시중에 유통되는 군것질거리를 먹이지 않기로 했고, 학교의 각종 활동과 방과후 활동에서 아이들이 가장 좋은 교육적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비교적 오랫동안 형성된 공동체의식 같은 것, 그것이 어떠한 과정으로 만들어진 것인지는 책을 읽고 난 후에도 여전히 궁금하다.       

앞으로 50명 이하의 소규모학교는 통폐합될 것으로 보인다. 모든 소규모학교가 하호분교와 똑같은 경험을 하고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아쉬운 마음이다. 내 아이에게 행복한 오늘을 주고 싶은 마음은 여느 부모의 마음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어떠한 방식으로든지 오늘의 공교육은 개선되어야 한다. 학교에서 행복하다는 마음을 누구나 경험할 수 있도록. 그것이 참된 공부와도 결코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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