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가까운 것

10대와 통하는 정치학 - 고성국 박사가 들려주는 정치와 민주주의 ㅣ 10대를 위한 책도둑 시리즈 1
고성국 지음, 배인완 그림 / 철수와영희 / 2007년 12월

 10대를 위한 ‘책도둑’ 시리즈의 제 1권이다. 시리즈 제목이 재미있어서 한참을 보았다. 청소년에 쉽게 읽는 인문, 사회 교양도서라고 한다. 책도둑이 되는 것을 감수할 만큼 널리 읽히는 책이 되기를 바라는 소망을 담았을 것이고, 그만큼 공을 들였다는 표현인 것 같다. 이 책은 그 1탄으로, 청소년 눈높이로 가공한 정치와 민주주의에 대한 설명을 담고 있다.

  사실, ‘10대를 위한’이라든가, ‘초등학생을 위한’ 등의 타이틀이 그저 출판사가 설정한 독자층이거나 단순히 대학생 이상의 성인을 위한 학술 도서를 쉽게, 간략하게 쓴 것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이 책은 어떨까? 대체로 만족할만한 점수를 줄 수 있을 것 같다. 개념을 설명하기 위하여 사용한 대표적인 문장(‘나쁜 정치는 호랑이보다 무섭다’), 이해를 돕는 각종 예화들, 학생들이 제기할 수 있는 질문과 대답 등이 돋보인다.

  나에게는 정치 뿐만이 아니라 ‘정치학’에 대한 소개가 인상적이었는데, 청소년들에게 학문의 세계를 접하게 하는 것이 참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최악을 피해 차악을 선택한다’는 표현으로 설명한 민주주의의 다수결 원칙은 관점이 신선해보였다. 그리고 ‘힘든 일인데 왜 대통령이 되려고 하느냐’는 질문은 지난 대선 때 중학생인 딸 아이가 물었던 질문과 똑같아 재미있게 보았다.

  단, 역사 속에서 정치를 설명할 때 조심해야 할 점이 많은데(예컨대 환경의 차이), 이 책은 조선정치사를 철저하게 분석하지는 못한 것 같다. 그리고 책의 편집이 아주 세련되지는 못했다는 점 - 요즘 너무나도 현란하게 잘 나오는 책들과 비교해서 - 이 이 책의 가독성을 떨어뜨릴까 걱정되는 부분이다. 선뜻 아이에게 읽어보라고 권유하지는 못하였는데, 책을 읽기도 전에 책의 내용을 딱딱하게 느낄까봐 걱정이 된다. 그래도 고등학교 때 정치 과목을 배우기 전에 꼭 한번 읽어보라고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