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가 안심하고 살 수 있는 곳은?

뛰엄질과 풀쩍이 ㅣ 초록학급문고 1
장주식 지음, 이소현 그림 / 재미마주 / 2008년 2월

  뛰엄질과 풀쩍이. 개구리 수놈과 암놈의 이름이다. 겨울잠에 깨어나 짝짓기를 하여 논바닥에 개구리 알을 낳지만 번번이 올챙이로 자라는 자식을 보지 못한다. 논 바닥을 뒤엎는 트랙터에 용케 살아남아도 강한 농약에는 견뎌낼 재간이 없었던 것. 게다가 개구리조차도 살 수 없을 정도의 독성을 보이는 얄미운 약물. 결국 뛰엄질과 풀쩍이의 보금자리로 삼게 되는 곳은...

  작년에 모내기와 벼베기 농촌 체험을 해보았던 아이는 이 책을 읽으면서 논과 농약에 상당한 관심을 보인다. 그 때 농촌 체험을 했던 곳은 농약을 치지 않는 논이어서 곤충들이 많이 살고 있었다. 그러나 농약을 치지 않는 논보다 농약을 치는 논이 훨씬 많은 것이 현실 아닌가. 벼 잘 자라라고 다른 생명들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은 그 책임이 결국 사람에게 있을 터, 개구리도 살지 못하는 논에서 아무리 벼가 잘 자란들 과연 사람에게 이로운 것일까?

  이 땅의 주인은 이 땅의 모든 생명일진대, 그동안 너무나도 사람 중심으로만 이 땅을 바라보았던 것이 아닌가, 반성하게 된다. 아무리 하찮게 보이는 벌레라도 함부로 밟거나 죽이지 않고, 나뭇가지 하나라도 무심코 꺾지 않는 것은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의 작은 실천일 수 있다. 앞으로 연못에서 개구리 알을 발견하게 되더라도 호기심으로 흐트러뜨리는 일은 하지 않겠지? 작은 책이지만 자연을 이해하고 자연을 사랑하는 법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하는 큰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