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국립중앙박물관의 어린이용 도록이거나 체험학습서인줄 알았다. 그런데 책을 살펴보니 구성이 독특하다. 박물관에서 만나는 우리나라 역대 왕조, 그리고 박물관에서 만나는 우리 문화. 으례히 석기시대 유물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가 탄생한 청동기시대로부터 시작된다. 최대한 많은 유물을 만나기보다는 가장 중요한 유물들을 알차게 만나게 한다. 조선의 역대 왕들이 아쉬움을 토로하는 부분도 아이디어도 좋았고, 간간이 마주치는 논술 부분도 괜찮았다. 요즘 책을 참 잘 만드는구나 싶은 것이, 박물관을 다룬 기존의 어린이 도서와 차별되는 점이 있고, 아이들의 눈높이에도 잘 맞는다. 일단 아이들이 보고 싶어야 좋은 책이 아닌가? 저자들이 초등교사들이기에 가능했다는 생각도 든다. 욕심을 부린다면 분량이 좀더 많았거나 분권으로 구성되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두 아이들에게 논술 워크북을 시켜보았다. 초등2학년인 작은 아이는 드라마로 익히 잘 알고 있는 주몽 편을, 중학2학년인 큰 아이는 삼국통일 편을 시켜보았다. 지문이 대화체라 나누어 읽어보니 집중도가 더 생긴다. 작은 아이는 '정답'이라는 표현 하에 짤막하게 자신의 생각을 적었고, 큰 아이는 한 문제에 나름대로 심도있는 생각을 적었다. 초2 작은 아이의 대답. 고구려의 초대 태자 책봉에 대해 소서노의 편을 들었다. 그러면서도 평화로운 방법이 대안이라고 생각하는 듯. 자신이 왕이라면 무예와 지혜가 가장 뛰어난 자식을 태자로 삼겠다고 한다. 오늘날 기업주가 기업을 물려줄 자식을 고를 때 자주 보이는 실용주의적 사고인 듯. 중 2인 큰 아이는 2번 문제에만 답을 하겠다고 한다. 그래서 본격적인 논술이 되었다. 학교 국사시간에 해보았던 것일까? 자신이 알고 있던 배경지식을 이용하여 나름대로 논리적인 답안을 썼다. 이 활동은 서너명 정도 집단 토론을 시켜본 후 글을 써보게 하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