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위치’가 뭐게요?

내가 먼저야! - 내가 먼저 양보하는 마음 배우기 ㅣ 인성교육 보물창고 6
헬렌 레스터 지음, 린 먼싱어 그림, 서유라 옮김 / 보물창고 / 2008년 2월

  [내가 먼저야!]는 아이가 무척 재미있어 한 책이다. 초등2학년이기에 그림책의 수준이 좀 낮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두고두고 이야기할 정도로 강렬한 인상을 받았나보다. 이 책을 읽지 못한 아빠와 언니에게도 읽어볼 것을 권할 정도. 그리고 묻는다. ‘샌드위치가 무슨 말이게?’

  이 책의 주인공은 매사에 ‘내가 먼저야’를 외쳐야 하는 꼬마 돼지 핑커톤. 버스를 탈 때에도, 버스에서 내릴 때에도, 급식을 할 때에도 가장 먼저 1등으로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아이. 책을 읽으면서 곧바로 드는 생각, 주위에 이런 아이 꼭 있다. 내 아이도 살짝 이런 경향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엘리베이터 버튼은 꼭 자기가 눌러야 하고, 집에 들어가는 열쇠 키의 버튼도 자기가 눌러야 한다. 사실,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어느 정도 이런 경향이 있는 것 같기는 하다.  

  핑커톤의 ‘내가 먼저야’ 증상을 확실하게 바로 잡은 것이 바로 ‘샌드위치’. “샌드위치 좋아하는 아이 있니?”라는 말에 늘 그렇듯 가장 먼저 달려간 핑커톤은 뜻밖에도 모래마녀와 불행한 시간을 보내게 되고, 결국 그 증상을 깨끗하게 고치게 된다. 우리 아이는 우리가 알고 있는 샌드위치가 그 샌드위치가 아니었다(!)는 점, 모래마녀가 마지막에 진짜로 샌드위치를 주려고 했는데도 그걸 마다하고 도망간 핑커톤이 재미있다고 한다. 더불어 우리 아이가 가지고 있는 ‘내가 먼저야’ 증상도 사라지게 될까?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아도 아이가 자연스럽게 터득할 수 있는 인성교육 그림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 먼저’를 주장하고 싶을 때마다 이 책의 주인공 핑커톤을 떠올릴테니. 당분간은 샌드위치를 마주치거나 먹게 될 때마다 아마도 이 책 이야기를 아이가 꺼낼 것 같다. 그리고 주위 사람들에게 묻겠지. “샌드위치가 뭐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