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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 에비앙
요시카와 도리코 지음, 박승애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2월
평점 :
절판
가장 먼저 드는 궁금증. 제목이 왜 굿모 에비앙인가? 굿모닝을 잘못 쓴 건 아닌가? 정답은 ‘굿모닝 에브리원’. 일본 사람들의 영어 발음이 나쁘다더니, 발음이 잘 안되어 나온 말이란다. 책을 읽다보면 오스트레일리아에서 1년간 살다 온 주인공 야구는 ‘마트로시카’를 ‘매트릭스’라고 발음하고 있다.
열아홉 미혼모의 딸로 태어나 현재 열다섯살이며 이 책의 화자인 나 핫짱. 펑크족 엄마를 쫓아다녔던 대책 안서는 연하의 남자 야구는 내가 태어났을 때부터 쭉 동거해온 아빠 아닌 아빠. 엄청나게 개성 넘치는 야구의 캐릭터는 웃음을 자아내는 가장 강력한 요소.
가족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이들이 보여주는 생활의 장면들은 참으로 재미나다. 넉넉하지 못한 이 가족이 벼룩시장에서 보여주는 가격 깎는 비법, 싸면서도 즐겁게 일요일 하루를 보내는 광경은 궁상맞다기 보다 즐거워보인다. 그리고 야구의 뜬금 없는 제안에 따라 오스트레일리아로 이민가기로 결정하고 그들이 보여주는 눈물겨운 초절약의 모습 또한. 남들은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서로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사랑해주는 모습이 놀랍기도, 부럽기도 하다.
핫짱이 야구의 손에 이끌려 친아빠를 상봉하는 모습이나, 엄마와 야구가 마침내 결혼식을 올리는 모습 또한 결코 심각하지 않으면서도 짜릿한 뭔가를 남긴다. 같이 책을 읽은 가족들은 연신 폭소를... 캐릭터가 독특하지만 충분히 개연성이 있어 보이며, 잔잔하게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책. 무엇보다 일본 소설은 재미있다는 평가를 또 한번 내리게 하는 책이다. 그리고 또 하나! 중학생 딸아이가 무지 재미있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