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량의 신기한 붓 - 중국(한족과 몽골족) 편 세계의 전래동화 (상상박물관) 1
엄해영 엮음, 김혜영 그림 / 상상박물관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한족과 몽골족의 옛 이야기 11편을 모아놓은 책으로 <세계의 전래동화> 시리즈의 중국 편이다. 농사짓는 한족은 왠지 우리와 비슷할 것 같고, 유목하는 몽골족은 칭기즈칸과 그 옛날 세계를 휩쓴 몽고 제국 외에는 많이 알려진 바가 없는지라 책장을 넘기기 전, 친근함과 호기심이 동시에 들었다.

  한족의 이야기는 역시 친숙하다. 대부분 농사를 짓는 선량한 사람이 등장하는데 정직하면서도 때로는 기지가 넘친다. 남의 고혈을 쥐어짜는 부자는 늘상 그렇듯이 악역을 담당한다. 딱히 별 볼일 없는 보통 사람일수록 신기한 체험을 하기도 하고, 착한 마음씨 덕분에 종내는 복을 받는다. 권선징악의 구조, 결과적으로 해피 엔딩, 많이 봐왔던 옛이야기와 닮았다. <감람호가 맑아진 까닭>은 남을 먼저 배려하여 복을 받은 이야기라 교훈적이었고, <총명한 마자>는 그 엄청난 총명함에 아주 유쾌하게 다가왔다. 

  몽골족의 이야기는 새로운 느낌을 준다. 말과 낙타, 목동, 마두금 등 초원을 연상시키는 몽골족의 배경이 등장하고, 못된 친왕의 횡포가 자주 눈에 띤다. <불사산>에서는 주인공들의 비극적인 결말이 다소 의외였지만 여기에서도 악은 결국 응징받는 귀결을 보여주기도. <아기 낙타의 모험>에서 ‘엄마 말은 조금도 틀림이 없어!’라고 말하는 아기 낙타의 한마디도 빙그레 웃게 만든다. ‘붉은 영웅’이라는 뜻의 청년 울란 바토르가 주인공인 <울란 바토르 이야기>가 있는데, 혹시 몽골의 수도가 그의 이름을 딴 것인지 궁금하다. 

  다만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한족과 몽골족을 중국이라는 나라의 테두리로 함께 다루었다는 점이다. 몽골족은 중국이 소수민족 가운데 하나로 볼 것이 아니라, 몽골의 대표 민족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책은 <중국>편이 아니라 <중국과 몽골> 편이라고 해야 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11편 중 몇 편은 빨려 들어갈 만큼 재미있는 이야기가 아니어서, 옛 이야기의 묘미를 충분히 느끼게 하는데는 서술 방식이 조금은 약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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