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 브라이, 점자로 세상을 열다 I LOVE 그림책
데이비드 애들러 지음, 존 월너.알렉산드라 월너 그림, 황윤영 옮김 / 보물창고 / 2007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처음 보는 이름이었다. 루이 브라이. 한 소년이 눈을 감은 채로 손으로 책을 더듬고 있고, ‘점자로 세상을 열다’라는 제목에서 그가 점자를 만든 사람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어떤 사연이었을까. 어떤 원리로 점자는 만들어진 걸까. 친하게 지내는 시각장애인이 있기 때문에 더욱 궁금한 마음으로 책장을 넘겼다.

  루이 브라이는 1809년 프랑스에서 태어났다. 지금으로부터 200여년 전! 점자가 세상에 나온 것이 그렇게 짧은 역사는 아니었구나 생각하는데, 점자의 역사에서 루이의 점자가 처음은 아니라고 한다. 어렸을 때 사고로 실명된 루이는 왕립맹아학교에 들어간 후 글자가 모양대로 볼록하게 도드라져 손끝으로 읽을 수 있는 책들과 ‘소노그래피’라는 야간 문자를 접한다. 그러나 시각장애인이 실수 없이 글자를 판독하기란 어려웠고, 글자를 쓸 수 있는 방법도 없었다.   

  드디어 루이가 만든 것은 점자와 점자판. 여섯 개의 점으로 모든 알파벳을 표현할 수 있는 점자를 만들고, 친구와 함께 시각장애인도 점자를 찍을 수 있는 점자판을 만든다. 게다가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은 손끝으로, 눈이 보이는 사람은 눈으로 읽을 수 있는 점자 ‘라피그래피’를 발명하기에 이른다. ‘세상을 연다’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세상과 완전히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는 것. 점자는 시각장애인에게는 또 하나의 ‘눈’이었을 것이다.

  루이 브라이의 삶을 만나고 나니 우리의 점자가 궁금해진다. 책의 말미에 옮긴이가 한글 점자를 만든 박두성 선생의 이야기를 전해준다. 눈먼 사람들을 가르치는 ‘훈맹정음’을 만들어 우리나라 시각장애인에게 한줄기 빛이 되었다는 글을 보니 가슴이 뭉클해진다. 우리나라에도 루이 브라이가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이 책에 부록으로 끼워진 ‘루이 브라이가 만든 점자’를 직접 만져보면서 그 느낌이 더 가깝게 전해져온다. 딱 하나 욕심을 부린다면 한글 점자도 함께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