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지의 이혼 방해 작전 몸과 마음을 키워주는 그림책 5
다니엘 로리 지음, 보니 매튜스 그림, 유미숙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표지를 보자마자 아이가 재미있을 것 같다고 냉큼 책을 집어든다. 책을 소리내어 읽어주다가 결국은 눈으로 같이 읽었다. 뒷 이야기가 너무도 궁금했으므로 빠른 속도로 읽어야했다! 결국 책을 다 읽고 난 아이의 반응은?

  제목 그대로 이 책은 로지가 부모의 이혼을 막기 위하여 꾸미는 작전이 주된 내용을 이루고 있다. 내가 뭔가 잘못했기 때문에 두 분이 싸우게 된 것은 아닐까 생각하는 로지. 그래서 부모를 기쁘게 하려고 노력하고, 저금통의 돈을 꺼내 드리고, 잘 안하던 청소도 열심히 한다. 이렇게 내가 노력하면 두 분의 사이가 다시 좋아지겠지? 그런데 두 분은 이혼 결정을 바꾸지 않는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이도 나도 무의식중에 기대했던 것은 두 분의 재결합이 아니었을까. 아이는 놀라는 눈치다. 보통 이런 이야기들은 잘 해결되었다는 것이 정석이 아니던가. 다시 살펴보니 이 책은 자신의 성격을 [부모의 이혼을 경험한 아이들을 위한 이야기]라고 소개하고 있다. 그렇구나, 부모가 결정한 이혼을 막는 방법이 아니라 그 결정을 받아들이는 방법에 관한 이야기. 그래서 우리 아이는 이 책의 결말이 다소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부모는 왜 이혼 결정을 번복하지 않는걸까, 의문이 들었기에. 

  이 책의 목적에 비추어보면 내용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아이들은 부모의 이혼을 자신의 잘못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부모가 싸우는 원인이 나에게 있다는 일종의 죄책감 말이다. 그리고 자신의 힘으로는 그 상황을 변화시키지 못한다고 깨닫는다면 엉망으로 행동하려고 할 것 같다. 게다가 부모가 이혼했으니 자녀인 나와도 이별할 수 있다고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것. 이혼의 상황에 놓인 아이들이 겪는 심리와 행동 변화가 이 책에서 잘 설명되어 있고, 그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고 생각하는 것이 좋은지 조언해준다.

  다만 이 책의 대상을 책 말미에서 밝힌 것처럼 이혼 부부와 그 자녀에만 한정하지 말고, 이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아이들 모두로 하면 어떨지. 부정적으로만 생각할 수 있는 이혼을 새롭게 바라보는 관점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책의 서두와 말미에 이 부분만 언급했으면 더 좋았을 듯. 그리고 이혼이 빈번하고 자연스러워진 미국적인 상황이 묻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듯. 이혼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한 어린이 책이라는 점만은 분명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