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를 위한 스테이크
에프라임 키숀 지음, 프리드리히 콜사트 그림, 최경은 옮김 / 마음산책 / 2006년 12월
평점 :
품절


  식당에서 먹는 맛있는 스테이크 고기는 너무나 컸다. 그래서 남은 고기를 싸가고 싶지만 절대 궁상맞게 보여서는 안된다. 집에 있는 개를 준다고 하면 싸주겠지. 그런데 이런, 친절하게도 온갖 음식쓰레기와 함께 스테이크를 싸주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우리 집 개는 스테이크만 먹는다고 했다. 그랬더니 이번엔 스테이크를 종이에 싸서 주지 않는가. 그래서 또 어떤 기발한 아이디어를 냈는가 하면...

  에프라임 키숀의 소설 [개를 위한 스테이크]의 첫번째 에피소드는 결국 [사람을 위한 스테이크]에 관한 웃지 못할 에피소드다. 작가를 화자로 하는 어느 가족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풀어놓은 이 책은 각 에피소드가 짧막하지만 얼마나 기상천외한지 페이지가 술술 넘어갈 정도. 책을 읽다보면 '웃다보면 인생을 음미하게 되고 인생을 음미하다 보면 웃게 된다'는 표지의 문구에 절대 공감하게 된다.


  '잘나신' 아내, 다 자란 첫째, 언제 클까 막막한 둘째, 알 것 다 아는 막내, 주관이 뚜렷한 강아지와 함께 동거하는 이 가족의 가장이 보는 세상은? 비슷한 상황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다. 절대 일찍 잠을 자려고 하지 않는 둘째를 결국 어떻게 하여 저녁 8시에 잠자리에 들게 하는데 성공했는지, 막내에게 없으면 큰일나는 노리개 젖꼭지가 왜 여기 저기 숨겨져 있는지, 강아지를 훈련시킨다고 불러온 전문가가 결국 이 집에 무엇을 남기고 떠났는지, 이 책을 본다면 절로 알 수 있을터. 자꾸만 터지는 폭소와 함께.  


  노벨문학상의 후보로도 올랐다는 저자의 이 책에서, 소개만큼 매우 풍자적이라거나 뭔가 묵직하게 남는 것이 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다만 일상의 사소한 일들을 어쩌면 이렇게 놓치지 않고 위트있게 풀어냈을까 하는 점은 높이 살 수 있을 듯. 작은 것들에 여러 번 공감하면서 책을 넘겼다. 사람 사는 일이 얼마나 다를까, 다 이렇게 지지고 볶고 사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가족들이 이 책을 번갈아 읽더니 모두 공통적으로 하는 말. “이 책, 진짜 재미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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