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과 유진 푸른도서관 9
이금이 지음 / 푸른책들 / 2004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좋은 책이라는 주위의 추천을 받고 망설임 없이 구입하여 딸아이에게 건네 주었다. 단숨에 읽은 아이는 무척 재미있다고 줄거리를 이야기하면서 나에게도 권했고, 양장본에다가 300페이지 가까운 책의 무게감을 느끼면서 첫장을 넘겼다. 대강의 줄거리는 미리 알고 있었으나 작가가 이야기를 풀어내는 솜씨와 인물의 설정은 기대 이상이었고, 마지막 장까지 잠시도 눈을 뗄 수 없었다.

  유치원 시절, 성폭력의 상처를 함께 가지고 있는 두명의 유진. 큰 유진과 작은 유진은 15살이 된 중학교 2학년이 되어서 다시 만나게 된다. 그러나 그 상처를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작은 유진. 가족들이 결코 드러내어 말하지는 않지만 엄마와는 말할 수 있는 큰 유진과 달리, 작은 유진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상처를 덮어버리고 외면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미봉책일 뿐이다. 기억에 되살리고 싶지 않지만, 상처를 딛고 일어설 수 있을 때 비로소 진정으로 아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 만나게 되는 건우 엄마 같은 이들의 위선과 이중적인 잣대는 또 얼마나 많이 만날 수 있는가. 성폭력에 목소리 높여 싸우면서도, 실제에 있어서는 성폭력 피해자를 가까이 하고 싶지 않아 하는...

  유아기의 성폭력이라는 다소 심각한 소재가 전체 내용의 중요한 축을 이루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볼 때, 사춘기 소녀의 심리와 가정의 문제를 너무나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내 아이도 이런 생각을?" 하면서 책을 읽어갔다. 다 컸구나... 그리고 결국은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책이었다.

  중학생 이상, 특히 소녀들에게 권한다. 상처받기 쉬운 세상, 상처받을 일이 생기지 않는다면 더할나위 없겠지만, 이제 혹시나 만날지도 모를 상처도 두렵지 않을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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