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오르세 미술관 ㅣ 마로니에북스 세계미술관 기행 5
시모나 바르탈레나 지음, 임동현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7년 4월
평점 :
프랑스를 다녀온 친구가 오르세 박물관을 강력히 추천해 주었다. 루브르박물관이 가장 유명하고 규모가 큰 것은 틀림없지만, 오르세 박물관이 더 인상에 남더라고. 상대적으로 아담한 규모의 미술관이지만 유럽의 근대 미술 작품들을 벅찬 감동으로 만나볼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기억 속에 담고 있던 이름, 오르세 미술관. 마침 예술의 전당에서도 전시회를 한다고 해서 올 여름에는 꼭 가보려고 마음먹고 있었다.
지금까지 미술에 관한 책을 많이 본 것은 아니지만, 주제나 시기별로 비슷한 그림들을 묶거나 화가나 특정 유파를 집중적으로 조명한 책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러한 책들과 비교해볼 때 이 책은 특정 미술관에 소장된 미술 작품들을 소개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색이라고 할 것이다. 살펴보니 이 책이 속한 시리즈의 이름이 [세계 미술관 기행]이다. 책을 통해서 유명하거나 특색이 있는 미술관을 순례할 수 있도록 기획된 것이다.
오르세 미술관에 대한 역사와 현황에 대한 도입부의 설명 부분을 지나면, 곧바로 작품과 작품 설명들이 나온다. 도록이라고 해도 될만큼 작품과 작품 해설에만 충실하다는 느낌이 든다. 찬찬히 그림을 살펴보고, 꼼꼼히 설명을 읽어보면서 지금 오르세 미술관에 있다는 기분이 들 정도. 어쩌면 미술관에 직접 간 것보다 그림을 좀더 오래 살펴볼 수 있고, 많은 양의 정보를 알게 될지도 모른다.
잘 알려진 작품인 밀레의 [이삭줍기]에서 고된 노동의 흔적인 검붉은 손을 새롭게 보게 되었고, 높게 쌓인 수확물과 바닥에 떨어진 몇 안되는 이삭을 주워야 하는 여인들의 대비가 새삼 인상적이었다. 표지 그림인 마네의 작품에 등장하는 여성이 그의 또 다른 작품에도 등장하는 것을 보면서 비교가 되었고, [피리부는 소년]이 작품전에는 입상하지 못한 그림이라는 점도 이채롭고, 단순할 수 있는 그림이 어떤 한 부분의 터치로 인해 살아나는 것 또한 새롭게 알게 된 감상 포인트이다.
책의 판형이 조금만 더 컸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은 있지만, 미술관 도록의 용도로도 훌륭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오르세 박물관에 가서 직접 확인할 일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