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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개토태왕 1 - 고구려의 기상으로
정호일 지음, 손재수.리얼툰 그림, 박상병 감수 / 대교출판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광개토태왕의 일대기를 그린 만화책이다. 대부분의 위인전에서는 광개토태왕이 어린 나이에 즉위하여 신하들의 견제와 반대가 있었고, 즉위 초기에 다소 불안하였던 점은 지적하지만 왕권을 안정시킨 후에는 거침없이 국가 통치 대외 정복 활동을 전개한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광개토태왕이 태자였던 시절, 그리고 19대 국왕으로 즉위한 전후에 매우 힘겹고 급박한 상황이었음을 보여준다. 탐욕스럽게 묘사된 실권자, 그리고 그에 버금가는 경쟁자를 차례 차례 제거하면서 왕권을 안정시켜가는 모습이 매우 생생하게 그려진다. 그래서 스토리 만으로는 재미와 흡입력을 갖추고 있다.
그런데 어느 기록에 근거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광개토태왕을 도와주는 일단의 젊은 무리들을 보면서 TV 드라마 ‘주몽’이 자꾸만 연상되고 겹쳐진다. 그들이 태학을 근거지로 했다니 그건 어느 정도 역사적 사실에 부합할까. 태학은 소수림왕 때 설립된 국학으로, 귀족의 자제에게 유학을 가르친 고등교육기관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태학이 마치 무관학교처럼 그려지는 것 같아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이 책은 픽션을 가미한 어린이용 만화책이니, 엄격한 잣대를 두고 내용을 재단하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만화를 좋아하는 초등학생들이라면 재미있게 읽고 또 읽어낼 스토리에, 그림 또한 풍부하고 화려하다. 판타지적인 요소도 눈에 띄고, 의성어와 의태어로 간단히 상황 설명을 처리한 부분도 많다. 역사 만화는 상황 설명이 어느 정도는 있어줘야 할 것 같은데, 말풍선만 가지고는 조금 부족하다는 느낌이 든다.
따라서 어른들은 조금 아쉬운 느낌이 들 것이고, 아이들은 매우 좋아할 것 같다. 1, 2권에서는 아직 광개토태왕의 본격적인 정복 활동이 나오지 않았다. 3권에서 어떻게 이것들이 그려질지 궁금한데, 전체적인 분위기는 유지되지 않을까 싶다. 고구려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정리한 별책 부록이 알차고 유익하지만 다소 딱딱하게 느껴져, 이 책자가 활동 중심으로 만들어졌다면 더욱 만족도와 활용도가 높지 않았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