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형무소에는 통곡의 미루나무가 있다. 사형장 입구의 삼거리에 하늘 높이 외롭게 자라고 있는 이 나무는 처형장으로 들어가는 사형수들이 붙들고 잠시 통곡했다는 곳으로 유명하다. 또한 사형장 안에 있는 또 한 그루의 미루나무는 사형수들의 한이 서려 잘 자라지 않는다는 일화가 전해지고 있다.
이 책은 일제 강점기에 목격한 일들을 잊지 못하는 미루나무와 구렁이에게 아기를 잃은 까치 부부의 만남을 통해 과거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메세지를 담은 동화책이다. 더불어 일제 강점기 우리의 조상들이 겪었던 고초와 일본인의 만행을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다. 동화로서의 흡입력을 갖추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한번 쯤은 되새겨볼만한 소재를 다루었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 돋보이는 점은 한지를 찢어붙여 그린 그림의 섬세함과 아름다움. 이 책의 그림 만큼은 별 다섯개를 주어도 모자랄 것 같다. 책의 말미에는 서대문 형무소에 대한 간단한 소개가 있어, 아이들과 함께 서대문형무소를 방문할 때 먼저 읽어보고 가면 좋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