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와 한자어를 익히는 만화

마법천자문 손오공의 단어마법 1
김현수 외 지음, 진승남 그림 / 아울북 / 2007년 3월

  장안의 화제였던 마법의 천자문이 아직도 계속 출간되는 것으로 안다. 그런데 큰 아이는 썩 흥미를 보이지 않아서 몇 권 사주다 말았는데, 아마도 한자에 별로 관심이 없는데다가 고학년에 접어들면서 그 책을 처음 접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작은 아이는 한자에 지대한 관심이 있는데다가 만화가 통하는 저학년이라 마법천자문에 슬슬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러다 만난 책, 마법천자문 손오공의 단어 마법. 기대와 궁금증을 가지고 책을 열어보니 마법천자문 시리즈와는 많이 다르다. 만화 한 면에 한자 설명 한 면으로 좀더 학습적인 측면이 강화되었고, 만화 자체의 연속성은 없는 채로 각 만화가 단편적으로 끊어진다. 만화도 재미있는 내용이라기보다는 단어를 설명하는데 주안점을 두었기 때문에 조금은 심심한 편. 마법천자문에서 좀더 많은 한자가 다뤄지기를 소망하는 어른들에게는 환영할만하나 아이들 입장에서는 아마도 딱딱하게 느껴질 것이다.

  소개된 한자 단어는 의외로 알차고 여물어 보인다. 반대말, 동음이의어, 같은 한자로 다른 뜻과 소리가 나는 한자어로 나뉘어 여러 단어들과 한자가 소개된다. 가속과 감속, 길조와 흉조와 같이 반대말에 쓰인 공통된 한자를 통해 한자어의 뜻을 자연스럽게 익히고, ‘집안 살림에 쓰는 기구’라는 뜻의 가구와 ‘집안 식구’라는 뜻의 가구 등 음만 같은 한자어, 그리고 음악과 낙원처럼 같은 한자가 앞뒤로 놓였을 때 다른 소리를 내는 한자들이 그것. 한자 뿐만 아니라 한자로 된 단어를 습득하기에 괜찮은 구성이다.

  어른의 눈에는 훨씬 교육적이고 많은 한자어를 습득할 수 있을 것 같아 좋은데 아이들의 반응은? 마법천자문처럼 재미로 여러 번 두고두고 볼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한자에 관심이 지대한 초등 중학년 이상의 아이라면 한번쯤은 정독할만한 학습 만화일 것 같다. ‘만화’ 보다 ‘학습’에 방점이 좀더 찍히는 학습만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