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천 년 우리 역사를 이끌어 온 장수 - 팝업북
박의식 지음 / 마루벌 / 2006년 9월
평점 :
절판


  외국에서 만들어진 번역 팝업북은 많이 보았지만 우리나라 작가가 만든 팝업북으로는 처음 보는 것이기에, 이 책이 처음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접한 후 무척이나 보고 싶었다. 특히 기존의 유명한 팝업북들이 대부분 유아용이고, 외국의 명작으로 만든 것들을 몇권 접했기 때문에, ‘장수’라는 제목의 국산 팝업북은 어떤 수준과 내용일지 참 궁금했다.

  책을 열어보니, 우와,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팝업은 표지를 열자마자 첫 번째 장부터 나온다. 왕 중의 왕이라 일컬은 고구려의 광개토태왕이 광개토태왕릉비와 함께 무장한 고구려 군사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그런데 원래 시작은 오른쪽부터인 듯. 오른쪽의 날개 부분을 열면 전쟁의 신 치우천왕부터 고구려의 온달 장군까지 입체적으로 펼쳐진다.

  뮬란처럼 묘사된 고구려의 설죽화 정도를 제외하고는 우리가 이름을 알만한 대부분의 유명한 장수들은 다 나오는 편인데, 당나라에서 활약한 고구려 출신의 장수 고선지와 발해를 세운 대조영이 중국 대륙과 한반도에 나란히 위치한 모습이 특히 인상적이다. 팝업의 압권은 역시 거북선의 모습. 이순신 장군의 모습을 부각시키기보다, 그 때 사용했던 무기들과 임진왜란 때 활약한 장군들과 의병장의 모습을 배치한 것도 독특했다.

  아쉬운 점은 대체로 시대순으로 장수를 배열했으나 몇군데는 뒤죽박죽이라는 점. 고려의 왕건과 신라의 장보고가 함께 있는 것이 마치 동시대의 인물인양 오해를 살 수 있을 것 같다. 같은 면에 흑치상지, 계백, 김유신, 관창이 나란히 나오는데 이 또한 시간적 순서를 생각하면 조금 다르게 배열하는 편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그리고 신라의 이사부, 고려 말의 이성계, 조선 초의 이종무 그리고 구한말의 장군들도 추가로 소개할만 할 것 같다.

  팝업의 수준은 일단 합격점. 로버트 사부다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오즈의 마법사>에서 보던 것처럼 종이를 위로 열면 쑥 올라오고, 옆으로 열면 쫙 펼쳐지는 팝업도 있고, 전쟁 장면을 묘사한 부분도 스케일이 결코 뒤지지 않는다. 아쉬운 점이라면 장수의 모습이 대체로 비슷비슷하게 느껴진다는 것과 잔재미는 크지 않다는 것, 그리고 좀더 많은 정보가 수록되었어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창작 팝업북이라는 점에서 일단 높은 점수를 줄 수 있겠고, 앞으로도 우리의 전통과 문화를 소재로 한 팝업북이 속속 만들어지기를 기대해본다.  우리 딸을 위해서는 역사를 빛낸 여성들을 주제로 한 멋진 팝업북이 나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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