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소녀 선화, 아라비아 소년 신밧드를 만나다 - 역사 팩션 동화! 열린 세계의 어린이 2
김용만 지음, 이상권 그림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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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라 소녀 선화가 아라비아 소년 신밧드를 만났다?


 그러고 보니 신라 소녀의 이름 ‘선화’는 유명한 신라 공주의 이름으로 낯이 익고, 신밧드는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소설 속 아라비아 모험가의 이름이 아닌가. 매우 친숙한 이름을 주인공으로 하여 신라와 아라비아라는 두 시대를 쉽게 떠올리게 하는 제목에 일단 점수를 주면서, 호기심을 가지고 책을 열어 보았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아이와 엄마가 내린 공통적인 결론은 ‘재미있다’. 가상의 소설을 통해 역사적, 문화적 사실과 정보를 알려주고픈 마음에서 기획된 팩션 동화라 할 수 있는데, 무엇보다 재미가 없으면 원하는 정보의 전달도 어려울 터. 그런데 이 책은 꽤 재미나다. 선화의 이모가 아라비아인과 결혼하는 장면에서 출발하여, 아라비아 소년과 우정을 나누게 되고, 공통적으로 무역선을 탄 아버지를 기다리는 상황의 설정은 소설로서 꽤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그리고 여기에 살짝 덧붙인 신라의 국제 무역, 배의 건조 기술, 이슬람 세계의 문화와 역사 등은 전체적인 이야기의 흐름과 겉돌지 않으면서도 흥미롭고 유익한 정보들이었다.


 이렇게 동시대를 살았지만 서로 다른 공간에서 활동했던 신라 세계와 아라비아 세계를 연결하는 것은 썩 괜찮은 시도라고 생각된다. 신라와 아라비아 간에 교류가 활발했다는 점과 해상 무역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는 점은 두 세계를 중요하게 연결시킬 수 있는 고리가 되었을 것인데, 이것을 적절하게 소설화하면서도 또한 아이들에게 생소한 이슬람 문화를 자연스럽게 소개할 수 있다는 점 또한 이 책의 매력이라고 본다. 특히 우리 역사 속에서 국제 교류가 얼마나 활발히 이루어졌는지, 그 규모가 얼마나 되었는지 실감할 수 있는 계기도 될 것이다.  


 이런 괜찮은 어린이 역사소설을 쓴 저자가 누구인가 궁금하여 저자의 이력을 살펴보니 한국 고대사를 전공한 전문 역사가이다. 얼치기 역사 동화가 아니다 싶었는데, 역시 오랜 역사 연구가 바탕이 되었기에 가능한 작품이었던 것 같다. 같은 저자가 낸 시리즈에 관심이 있어 찾아보니, 이 책의 전작은 고구려 소년 담덕이 테무친을 만났다는 제목이다. 고구려와 북방 유목 민족의 만남? 이 책의 퀄리티를 믿고, 이어서 담덕과 테무친도 만나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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