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멋 - 통합형 논술 대비 교과서 예술
최순자.큰나무뿌리 엮음, 임두빈 감수 / 삐아제어린이 / 2007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한국의 멋’이라. 책의 표지에는 조선시대 이름난 화가들의 이름이 적혀 있다. 우리의 전통 미술에 관한 책이려니 생각하며 별 기대 없이 책을 집어 들었는데, 어라, 책장을 넘길수록 감탄사가 나온다. 너무너무 멋지다. 별 다섯 개 만점을 주고 싶은.


  이 책에는 안견, 신사임당, 정선, 김홍도, 신윤복, 장승업 등 모두 여섯 명의 조선시대 화가들과 그들의 작품들이 소개된다. 대충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화가들이지만 막상 대표작 외에는 사실 제대로 아는 것이 없다. 조선 초의 화가 안견부터 들여다보니, 그의 대표작인 [몽유도원도]의 제목만큼이나 신비로운 인물이란다. 언제 태어났는지, 언제 생을 마감했는지 알려진 바 없고, 안평대군의 꿈 이야기를 듣고 그림을 그릴 정도로 안평대군과 절친하게 교류하였으나 세조에 의해 안평대군이 죽임을 당할 때 죽음을 면한 인물. 그의 작품으로 추정되는 다양한 작품들과 그의 영향을 받은 작품들을 보면서, 안견의 미술 세계와 조선 초의 미술 세계를 감상할 수 있었다


  새로 바뀐 5천원 지폐의 뒷면에 등장하는 [초충도]의 주인공인 신사임당. 책에는 초충도의 그림들이 상세하게 나와 있고, 역시 풀과 벌레를 소재로 한 꼼꼼한 자수 작품과 다양한 서체를 구사했음을 보여주는 서예 작품도 실려 있어 신사임당을 다시 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서당], [씨름]과 같은 풍속화로 유명한 김홍도가 풍속화 외에도 다양한 분야와 성격의 그림을 남겼다는 점, 천재화가 장승업이 과연 스승 없이 그림을 그렸을까 하는 의문에서 출발하여 그의 스승을 추정해보는 것도 인상적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미술 도감’이라고 해도 될 만큼 풍부하고 또한 선명하게 미술 작품들을 배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그림만 보아도 우리의 전통 미술의 맛을 느낄 수 있으며, 그림마다 넘치는 개성과 보면 볼수록 느껴지는 아름다움에 저절로 탄성이 나오는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작품을 배치하고 풀어가는 방식에 있어서, 한 인물을 입체적으로 분석했을 뿐 아니라 다양한 관계성 속에서 파악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아쉬운 점은 딱 하나. 책의 제목 만으로는 이 책이 가지고 있는 진가를 짐작하기가 어려웠고, ‘통합형 논술 대비’라는 표지의 문구도 이 책이 가지는 가치를 협소하게 만드는 것 같아서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한국의 멋’을 담은 내용이기는 하지만 좀더 멋진 제목은 없을까. 논술 운운 하지 않고도 이 책을 많이 보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 책이 인물편이라 했는데 후속으로는 어떤 책이 나올지 기대된다. 좋은 책이라도 아이들이 보려고 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는데, 학교에서 날마다 아침 독서를 하는 아이의 책가방에 넣어주니 흥미롭게 읽었다 한다. 초등 중학년부터 중고생, 그리고 어른도 함께 볼 수 있는 멋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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