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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페로니 전략 - 내 안에 숨어있는 20% 매운맛을 찾아라!
옌스 바이트너 지음, 배진아 옮김 / 더난출판사 / 2006년 6월
평점 :
절판
과업보다는 인간관계를 중시하라, 배려를 중시하라는 메세지를 담은 자기계발서를 최근 많이 보아왔다. 그것이 당신을 성공으로 이끄리라. 그런데 이 책은 시각이 조금 다르다. 선량한 태도로만 만 직장생활을 해서는 안된다. 당신의 순한 맛은 80% 정도만으로 족하고, 당신의 매운 맛은 20% 보여 달라.
이 책에서 그 매운 맛은 페페로니로 비유되며, '건강한 공격성'으로 설명된다. 비유와 설명은 적절한 듯 보이며 상당부분 공감을 이끌어낸다. 특히 저자의 논리는 단순하다. 조직생활은 '사랑'을 받기 위한 것이 아니라 '존경'을 받기 위한 것이다. 조직구성원들에게 사랑을 호소하지 말고 존경을 얻어내라. 바로 이 점에서 페페로니 전략이 필요한 것. 이 전략은 다른 사람들에게 이용당하지 않고, 잠재적인 희생자 역할에서 벗어나며, 아이디어와 의사를 성공적으로 관철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 책에서 특히 와닿았던 부분은 아군과 적군을 판단하는 방법 중에서 설명한 팀원의 일반적인 구성. 팀은 통상 리더, 막후실력자, 장교, 단순가담자, 외톨이, 단짝, 심부름꾼, 희생양으로 구성되는데, 그 중 단짝과 심부름꾼 캐릭터를 설명한 부분이 특히 재미있었다. 서로를 지원해주는 별볼일 없는 두사람이 '단짝'이며, 자질구레한 뒤치다꺼리를 도맡아하는 사람이 '심부름꾼'이다. 그러고보니 사회생활을 하면서 이런 캐릭터를 너무나 많이 만나왔던가! 경험상 여성 중에서 이런 캐릭터가 많다는 것은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사생활과 조직생활을 구별하지 못하는데에도 기인한다고 본다.
이 책은 조직세계에서 성공하고자 하는 여성들에게 '다루기 쉬운 착한 소녀들'에서 '터프한 여성'으로 옮겨갈 것을 충고한다. 여성이라고 해서 더 많은 희생정신과 더 많은 이해심을 갖고 태어나는 것은 아니며, 오늘날 여성에게 의무적으로 요구되는 여성적 경영스타일 것은 없다는 것이다. 남녀를 막론하고 전문 지식, 어학 능력, 네트워크 관리, 여유로운 모습 등과 같은 요소가 중시되는 시대이다.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페페로니 전략들도 참고할만 하다. 특히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어라, 비언어적인 방법 예컨대 눈빛으로 제압하라는 부분은 그럴듯하게 생각되었다. 이러다가 나의공격성이 적정 비율을 초과한다든가, 부정적인 공격성으로 비치는 역효과가 나지 않을까 하는 슬그머니 우려가 생긴다. 확실한 것은 모처럼 재미있게 읽히고 상당부분 공감되었던 자기계발서라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