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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문화유산 탐험대 1
에듀코믹 지음 / 픽셀즈 / 2006년 8월
평점 :
절판
백제의 수도였던 공주, 부여 지역으로 떠나는 문화유산 탐험대에 함께 올랐다. 찾아야 하는 보물은 모두 다섯개. 낙화암의 칠지도, 고란사의 황금 잔, 공산성의 금귀고리, 공산성 연지의 여의주, 곰나루의 옥비녀를 찾아 다섯 아이들이 너구리 버스에 오른다. 과거로의 여행이자 보물찾기 탐험이 시작되는 것이다.
백제의 멸망을 지켜보아야 했던 낙화암에서는 전쟁의 패배로 치욕을 당하느니 차라리 죽음을 맞이하겠다는 궁녀 뿐만 아니라 가족을 잃은 여인들이 함께 강물 속으로 몸을 던지는 사연이 나온다. 숙연한 그 장면을 뒤로 하고, 궁녀의 방에서 칠지도를 들고 나오는 아이들의 재치가 대조적이다. 작은 보물함에서 어찌 그렇게 큰 칠지도를 발견했나? 이런 질문에 "만화니까~"로 대답하는 장면에 배꼽을 잡고 뒤로 넘어지고 말았다.
부여의 고란사에서는 한번 먹을 때마다 3년씩 젊어진다는 약수를 연거푸 먹었다가 아기로 변하는 전설이 재미나다. 고란초가 자라는 바위 아래에 흘러나오는 약수를 먹은 백제 왕들이 원기가 왕성했다고 하는데, 진짜 고란 약수인지 알아보기 위해 고란초를 꼭 띄워오게 했다고 한다. 고란사에 가면 꼭 약수를 먹어봐야지~ (단 다섯잔 이내로^^)
공주의 공산성에는 보름달이 연지를 비출 때면 신룡이 연지 속에 나타난다 하고, 사람 남편이 떠나자 곰이 죽었다는 슬픈 전설을 지닌 곳이 곰나루(웅진). 전설과 함께 하는 부여와 공주의 이야기는 흥미로우면서도 뭔가 역사적 배경이 있었을 것 같다는 추측을 낳게 한다.
만화 스타일과 스토리 수준은 딱 1-3학년 눈높이라고 보면 맞을 것이다. 만화를 아직 즐겨보지 않는 1학년 딸아이가 이 책을 잡더니 재미있다고 술술 읽어간다. "엄마, 여의주가 뭐야?" 를 표함하여 궁금한 점을 연신 묻는다. 만화에 등장하는 퀴즈며, 노래가 딱 저학년 수준. 물론 정보 페이지는 넘어가지만 말이다. 그러더니 "2권에 계속"이란 문구를 보더니 당장 2권을 찾는다. 이 책 아직 1권 밖에 안나왔는데, 하니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
엄마도 초등학교 수학여행 이후로 한번도 가본 일이 없는 공주, 부여의 옛 백제 탐험을 재미있게 했다. 아쉬운 점이라면 정작 다섯가지 보물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설명이 없다는 것. 칠지도의 실제 사진과 간단한 정보를 추가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금귀고리와 황금 잔의 경우에도 백제의 뛰어난 세공기술을 함께 소개하면 어떨런지.
그러나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첫발 떼기로는 괜찮은 만화라고 생각된다. 다음에 백제권 여행을 가게 되면 어린 아이에게는 훌륭한 동반자가 될 것 같다. 벌써부터 고란사에 가서 약수를 함께 먹자고도 하고, 곰나루에 곰상이 있나 보자고 한다. 나는 공산성에 가장 가보고 싶다. 경주 안압지의 모델이 되었다는 부여 궁남지가 가장 오래된 연못이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공주 공산성의 연지는 그보다 더 오래된 것이 아닌지 궁금하다.
외국의 문화유산을 찾아가는 형식으로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함께 다루는 유명한 만화 시리즈를 눈여겨 본 적이 있다. 우리의 문화유산도 그런 식으로 접근하면 좋겠다 싶었는데 이 책이 바로 그런 문제의식에 착안한 듯 하다. 좀더 알차고 재미있는 후속권을 기대해본다.
* 사족 : 부모 눈에는 참으로 유치찬란하지만 아이 눈에는 넘넘 재미있고 좋은 책이라는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