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모를거야, 내가 누군지 - 개정판 전통문화 그림책 솔거나라 11
김향금 지음, 이혜리 그림 / 보림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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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 많이 알려진 솔거나라 시리즈는 우리나라 전통 문화 그림책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책 읽기를 즐겨하지 않는 일곱살난 딸이 무척 좋아하는 시리즈라는 데 고마움까지 느낀다.   

 
  솔거나라 시리즈 중에 단연 흥미를 보이는 책은 <마고할미>이고, 굉장한 집중력을 보이는 책은 바로 이 책, <아무도 모를거야 내가 누군지>이다. 탈을 쓰고 있으면 지금 숨어있는 내가 누군지 남들은 못알아볼 것이라는 어린 건이의 관점에서, 이 책은 여러가지 탈을 자연스럽게 소개하고 있다. 사실 많은 내용을 담고 있거나 대단히 교육적인 내용도 아니다. 그러나 너무 많은 욕심을 부리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이 책을 아이가 좋아하는게 아닐까 생각한다.
 
  이 책의 첫부분은 직장일로 바쁜 엄마 아빠가 건이를 시골 할아버지 댁에 맡기는 것으로 시작된다. 개인적으로 그 내용은 매우 공감되는 부분이다. 아이가 아기였을 때 멀리 떨어진 시댁에서 키워주셨고, 방학 때 열흘 씩 이주일씩 시댁에 맡긴 적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 개인적인 경험은 내가 책을 읽어주면서 아이와 함께 책에 빠져들게 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엄마 아빠가 왜 나를 찾으러 오지 않나 심통이 난 건이는 이것 저것 심술을 부려놓고, 혼이 날까 덜컥 무서워져 다락방 속에 숨는다. 그곳에서 온갖 탈을 써보고 온갖 주인공이 되어 보는 건이.
 
  아이는 건이와 함께 심술이 났다가, 두려움도 생겼다가, 신기한 경험 속에 빠져 들고, 결국엔 자신을 데리러 온 부모의 품 속에서 기뻐한다. 자신과 또래로 보이는 건이와 똑같은 경험을 하는 듯한 착각이 들어서일까, 이 책은 아이에게 정겹고 사랑스러워 보인다. 
 
  엄마로서는 좀더 많은 탈이 구체적으로 설명되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예의 교육지향적(!)인 아쉬움을 갖고 있지만, 솔거나라 시리즈는 그것으로 족하다. 우리 문화와 전통에 대하여 구석구석 진지한 맛보기를 해 보는 일은 유아기에 정말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다. 솔거나라 시리즈가 계속해서 출판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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