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지마, 똥이야!
모건 스펄록 지음, 노혜숙 옮김 / 동녘라이프(친구미디어)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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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사실 아이들보다 엄마인 내가 더 맥도널드를 좋아한다. 지금은 싸구려 이미지로 전락했지만, 맥도널드가 처음 들어왔을 때 그 이미지란 늘 봐왔던 롯데리아보다 훨씬 고급스러운 것이었다. 아마도 희소성과 신선함 때문이었으리라... 처음 우리나라에 상륙한 즈음에 맥도널도 햄버거 맛에 반했고, 지금까지도 대로변의 불법 주정차 금지구역에 잠시 차를 세워 햄버거를 구입할 정도로 맥도널드를 좋아했다. 패스트푸드의 폐해에 대한 보도를 자주 접했지만, 자주 먹는게 아니니까... 한달에 한두번 정도니까... 하면서 스스로 괜찮다고 주문을 걸어왔다.

  아이들에게 맥도널도 맥윙의 맛에 길들이게 한 주범도 바로 내가 아니던가. 작은 아이는 특히 감자 튀김을 무척 좋아하는데, 그 아이가 어찌 스스로 그 맛을 알았겠는가. 엄마가 데리고 간 패스트푸드점에서 감자튀김에 대한 사랑이 출발했을 것. 하도 좋아해서, 일주일에 1번은 괜찮지만 그보다 자주는 안돼, 하고 경고했던 사람도 엄마다. 그동안 가족들과 나 자신에게 차마 못할 짓을 해왔구나... 절실히 깨닫게 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다큐멘터리 영화 <슈퍼사이즈 미>에서 한달간 맥도널드만 먹었던 이 책의 저자는 매우 논리적이고고 객관적인 태도로 글을 써내려간다. 자극적인 책 제목 때문에 오히려 내용은 별거 없을지 모른다는 우려와 달리, 책의 내용은 매우 설득력이 있다. 특히 하루 세끼를 모두 맥도널드에서 해결하는 실험의 내용이 너무나 인위적이고 지나친 것이 아닌가 했었는데, 저자의 설명을 들으니 고개가 끄덕여진다. 패스트푸드를 좋아하는 사람은 오늘은 햄버거, 내일은 피자, 그 다음날은 치킨, 이런 식으로 식생활을 꾸려가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모두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는 것.

  또한 패스트푸드 회사의 교묘한 마케팅 전략에 또한번 놀라게 된다. 햄버거 2개를 사는 경우는 드물지만 햄버거 패티를 2개 넣은 빅 사이즈의 햄버거는 선뜻 살 수 있다. 콜라의 사이즈도 초기보다 현재가 2배 가까이 커졌다. 원가는 아주 조금 더 들어갈 뿐이지만, 판매가와 판매량은 올라간다. 특히 최근에 많이 보이는 세트메뉴 3000원 할인의 유혹... 싸게 먹는 것이 이익이라고 생각하는 심리를 이용하여 패스트푸드 회사는 엄청난 성장율을 거듭하게 된 것이고, 이러한 수법에 발이 빠진 소비자들은 자신의 건강을 희생해온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난다면 더이상 패스트푸드를 먹고 싶은 마음은 사라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당연히 좋은 것은 알지만 부엌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기 어려운 바쁜 세상, 어떻게 슬로우푸드, 홈메이드 푸드를 나의 영역으로 만들 것인가? 먹거리에 관한 사고 방식을 전환시키고 있는 중이지만, 구체적으로 생활 습관을 바꾸는 숙제가 이제 내 앞에 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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