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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통과 이주홍 동화나라 ㅣ 빛나는 어린이 문학 5
이주홍 지음, 김동성 그림 / 웅진주니어 / 2006년 8월
평점 :
품절
동화작가 이주홍 님의 작품을 처음으로 만났다. 사실 작가의 이름도 처음이었다.
생각해보니 우리나라 동화 작가의 이름을 몇이나 알고 있던가? 요즘 활동하는 작가들의 이름은 조금씩 알게 되고 있지만, 초창기의 작가들은 거의 알지 못한다.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이주홍 작가를 알게 되고, 그의 가슴 따뜻한 동화 세 편을 만날 수 있어 기뻤다.
1987년 작품 [북치는 곰], 1983년 작품 [은행잎 하나], 1930년 작품 [우체통]은 모두 독특한 인상을 주었다. 하늘에 사는 야광귀라는 귀신 집안의 어린 귀신(!) 똘똘이의 이야기[북치는 곰]와, 일본에 가있는 아빠에게 개떡을 보내주려고 우체통에 넣는 숙희의 이야기[우체통]가 특히 인상적이다. [우체통]에서는 일제강점기의 시대적 배경을 알 수 있으며, 글을 읽는 맛이 남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눈 앞에 그 광경이 일어나는 듯 선명한 문체는 당시의 독특한 문체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전체적으로는 단순한 듯 하면서도 왠지 입가에 자연스러운 웃음이 피게 하는 그런 작품들이었다.
이 책은 김동성 님의 그림으로 더욱 빛이 나는 것 같다. [엄마마중]으로 인상을 깊게 남긴 그의 그림은, 어린 숙희와 빨간 우체통, 당시의 동네 모습을 낯설지만 정겹게 다가오도록 한다. 은행나무를 그린 그림에서는 글을 압도한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다. 원작에서는 어떤 그림이 함께 했을까? 글을 더욱 와닿게 하는 그림의 역할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한다.
이 책은 [빛나는 어린이 문학] 시리즈의 5권으로 되어 있다. 다른 작가 편에서는 어떤 작가들이 소개되었을까 궁금해진다. 우리나라 어린이 문학의 씨를 뿌리고 꽃을 피운 대표적인 작가들의 주옥같은 동화들을 펴냈다고 기획 의도에서 밝히고 있듯이, 나도 좀더 많은 우리 작가, 우리 작품을 만나고 싶다. 우리의 정서를 대변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도록 하는 것은 역시 우리 작가들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