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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품은 사람 심메마니 - 김예석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이야기 ㅣ 파랑새 사과문고 45
송종호 지음, 김병하 그림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6년 8월
평점 :
절판
산삼을 캐러 다니는 사람, 심메마니.
고가로 팔리는 귀한 산삼을 캐는 것이 가장 큰 소망이라면 주로 일확천금을 노리는 부류의 사람들이 아닐까? 농사를 짓거나 고기를 낚는 수고 없이, 그저 자연적으로 나는 삼을 캐러 다니는 사람들이라면 뭔가 노력이 부족한 사람들은 아닐까?
그런데 이 책을 보고 그런 생각이 선입견이라는 것을 알았다. 이 책의 제목은 '산을 품은 사람'이 아니라 '산이 품은 사람'. 산삼을 캐는 일에 지극한 정성을 다하는 사람들이 바로 산의 선택을 받은 사람들일 것이다.
이 책의 예석은 어려서 부모를 잃고 삼촌으로부터 심(산삼) 캐는 법을 배운다. 혹시라도 부정이 탈까 두렵기도 하고 심 캐는 일에만 온 힘을 집중하기 위해 심메마니 일을 할 때는 절대 다른 사람과 말하는 법 없이 그들만의 신호로 생활하는 것은 수많은 불문율 중의 한가지. 심 캐는 일과 관련된 생소한 용어들과 금기들이 엄청나게 많다는 것에 놀랐고, 그것이 심 캐는 일을 생각하는 그들만의 정성임을 알 수 있었다. 오래된 방법과는 다르게 최신식의 장비들을 동원하여 나름대로 과학적으로 심 캐는 일에 도전하는 사람들도 등장했지만, 그들은 진정한 심메마니라고 볼 수 없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실존하는 김예석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고 이 책을 구성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매우 생생하고 실감이 난다. 산이 좋아 심메마니로 평생을 살게 된 할아버지의 생애를 지켜보면서, 자연과 끊임없이 교감하는 심메마니의 세계를 새롭게 알 수 있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