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창작교실 푸른책들 비평집 5
이금이 지음 / 푸른책들 / 200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아이들이 성장함에 따라 엄마의 독서 패턴도 달라진다. 아이가 어릴 때는 함께 그림책을 보지만, 아이가 초등학생이 되면서 아이가 읽는 동화책을 보게 된다. 그러면서 느꼈던 가장 깊은 인상 중에 하나는 우리 창작 동화의 양이 많아졌고 수준도 많이 높아졌다는 거였다. 내가 어릴 적에는 읽을만한 책들은 주로 고전과 명작 일색이었다. 동시대의 동화는 거의 보지 못했고, 우리 동화 중에서 전래 동화가 아닌 현대물의 창작 동화는 기억에 거의 없다. 그런데 아이를 키우다보니 얼마나 많은 국내 창작 동화가 있는지 알게 되었고 참 반가웠다. 친근감과 현실감은 역시 외국 작품보다는 국내 작품이 강하기 마련이고, 따라서 공감이 극대화되는 경우도 많다.

  이금이 작가의 <동화 창작 교실>은 동화 창작의 기법들을 다양한 동화를 예를 들면서 설명하고 있다. 동화 창작을 목적으로 하거나 그렇지 않거나, 전문가이거나 학부모이거나, 재미있게 술술 읽히는 최고의 장점이 있다. 내가 그동안 읽어본 동화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어서 친근감이 들었다. 그리고 제목만 알고 있거나 전혀 몰랐던 동화들에 대해서는 호기심을 갖게 하였다.

  작가가 설명한 실기 개론 중에서 <어떻게 집을 지을 것인가>가 가장 흥미로웠다. 동화를 읽으면서 이해가 안되어 "왜?", "어째서?"를 계속 질문해야 한다면 플롯(plot)에 문제가 있다는 것. 작가가 사건의 인과관계를 잘 설정하여 독자로 하여금 궁금증이나 의아한 생각을 갖지 않도록 하는 장치가 플롯이라고 한다. 이것은 공감을 주는 동화와 그렇지 못한 동화를 가리는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요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비단 동화 창작 뿐만 아니라 글쓰기의 기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또한 동화의 서두를 무엇으로 할 것인가가 중요하다는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 결말의 방식을 설명한 <내 이야기를 어떻게 마무리지을 것인가>도 인상적이다. 특히 "등장인물이 노력해서 얻어 낸 결말이어야 한다"는 점에서 "오래 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 라는 과거의 해피엔딩 방식이 현재에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개인적으로는 비극적이거나 모호한 결말보다는 독자들에게 안도감을 주는 결말을 좋아하는 편입니다"라고 밝힌 부분에서는 이금이 작가만의 독특한 결말 스타일을 알 수 있기도 했다.

  작가가 독자를 조종할 수 있는 장치라고 했던 <누구의 눈으로 볼 것인가>는 그 옛날 국어 시간에 공부했던 1인칭 주인공 시점, 전지적 시점 등을 떠올리게 하면서도 좀더 생동감이 느껴졌다. 현재 쓰여진 우리 작가들의 우리 동화 이야기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이 부분은 아이들이 독서감상문을 쓸 때 적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상투적인 표현이 되어 버렸지만, '아는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이 말은 문화재 감상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동화 감상에도 적용될 것 같다. 동화 창작의 기법을 친절하게 설명한 이 책은 자녀에게 동화를 읽어주고 접해주는 엄마들에게는 동화 감상의 비법이 될 수도 있다. 이 책이 좋은 동화를 소개할 목적으로 쓴 책은 아니지만, 이 책에 소개된 동화들에 관심이 생겼고, 동화를 선택하는 안목에도 도움이 될 듯하다. 그리고 책을 좋아하여 막연히 작가가 되고 싶은 꿈을 가지고 있는 큰 아이에게도 이 책을 권해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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