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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1세 - 운명을 뛰어넘어 세상을 지배한 여왕 ㅣ 아이세움 역사 인물 6
마이라 웨더리 지음, 강미라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6년 9월
평점 :
절판
몇년 전 영화로도 만났던 적이 있는 엘리자베스 1세.
그녀의 일생을 활자로 풀어낸 이 책을 읽고 영화보다 더 드라마틱하고 강렬한 인상을 받았으니 참으로 놀랍기만 하다. 특히 여왕으로 등극하기까지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그린 초반부는 너무나 흥미로워서 그야말로 책장 속에 빠져드는 느낌이 들었다.
역사적으로 엘리자베스 여왕이 헨리 8세와 앤 사이에서 태어나, 평생 결혼하지 않은 몸으로 '해가 지지 않은 나라' 영국을 만든 위대한 여왕이며, 수장령을 반포하여 영국 국교회를 확립한 것 정도를 알고 있었다. 불행한 어머니 '천일의 앤'의 이야기 또한 오래된 영화의 제목으로 알고 있었을 뿐.
이 책에서는 보다 자세하게 엘리자베스의 인생을 짚어 내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새로 알게 된 가족사는 아버지 헨리 8세의 아내가 6번 바뀌었다는 것. 그 중 2명은 이혼, 2명은 처형하였으니 얼마나 불행하고 끔찍한 일인가. 아들을 보기 위해 아내를 바꾸고 죽였던 아버지. 아들이 아니었던 엘리자베스가 어떠한 사람으로 성장하게 되었을지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죽을 고비를 여러번 넘기고 남동생과 언니에 이어 드디어 스물다섯의 나이로 왕위에 오르는 엘리자베스. 모진 시련을 통해 단련되었기에 위기에 처해있던 영국을 탄탄하게 만들수 있었을지 모른다. 왕위에 오른 후 자신의 애인을 스코틀랜드 여왕으로 있던 사촌 동생과 결혼시키려고 했던 점에서 그녀의 대담함을 알 수 있었고, 사촌 동생을 반역죄로 죽인 후 못내 괴로워했던 점에서는 인간적인 고뇌를 엿볼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는 엘리자베스의 개인적인 면모에 치중하다 보니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들과 국왕으로서의 업적에 대해서는 자세히 그려내지 못한 한계도 있다. 그러나 이보다 재미있는 엘리자베스 이야기는 본 적이 없으니!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있고 멋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