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야기 찔레꽃 울타리
질 바클렘 지음, 이연향 옮김 / 마루벌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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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원래 쥐를 싫어합니다.미키 마우스나 미니 마우스도 별로이고, 톰과 제리에서는 항상 제리가 넘 얄미웠습니다.언제쯤 착한 톰이 승리할까 생각하곤 했지요. 쥐가 끝에 붙어서 숲에서 다람쥐를 만나도 기겁합니다.(물론 '척'이지만요.세상에 아줌마한테 무서운게 무에가 있겠습니까?)

근데 이책에 나오는 쥐들에게는 첫눈에 반했습니다. 그렇게 쥐혐오증을 가지고 있던 저의 지갑을 열고 책을 사고 말았으니까요.이건 나중에 아이도 볼 수 있는 책이니까 하면서 제 스스로를 납득시키기까지 하면서요.(사내아이가 이 책을 펼일이 있을까요?) 거기다 한술 더떠서 제가 지금 마시는 커피잔도 이 쥐들이랍니다. 지금은 비록 2개밖에 없지만, 언제가는 꼭 봄,여름,가을,겨울을 모두 모을 결심도 하고 있고요.

한장만 넘겨봐도 그림이 넘 예쁘다는 것을 아실겁니다. 그냥 예쁘기만 한 것이 아니라 보고 있으면 마음이 평온해집니다. 정말 묘한 느낌의 그림이지요. 가끔 혼자서 숨은 그림찾기를 하듯 책의 구석구석을 봅니다. 그리고 항상 볼때마다 혼자 감탄합니다. 아니 이런 구석에 이런 그림이 숨어 있었네.전에는 왜 이꽃을 못봤지 하면서... 한번쯤 서점에 가면 꼭 한번 보세요..그냥 보고만 있어도 숲속의 평화가 느껴질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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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과 투자가
로버트 G. 헤그스트롬 지음, 김택 옮김 / 휘슬러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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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경제.경영서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얼마전에 읽었던 '10억 만들기'라는 책도 역시 혹시나 였지만 역시나 라고 생각하며 억지로 읽었다. 그런데도 이책에 손이 간것은 추리소설을 좋아해서이다. 탐정과 투자가라는 제목을 보고 상이한 이 두 집단을 어떻게 match시켰는지 궁금해서였다.

책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내가 워낙 이쪽에 문외해서 인지 모르겠지만, 책에 나온 사례들은 구체적이고도 자세해서 지루하지 않았다. 내가 잘 모르는 분야를 내가 좋아하는 분야를 통해서 엿볼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항상 충실해야 하는 기본에 대해서 재미있게 풀어내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예전에 읽었던 추리소설의 범인들이 퍼뜩 떠 오르지가 않아서 책을 읽다가 한참씩 삼천포로 빠져서 속도가 안 났다는 점이다 ^^ 이건 내 잘못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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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사레 보르자 혹은 우아한 냉혹 시오노 나나미의 저작들 18
시오노 나나미 지음, 오정환 옮김 / 한길사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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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름을 처음 안 것이 중학교 2학년 때였다. 한참 불새의 늪이라는 만화책에 빠져 지내고 있을 때였고, 그 시대에 관한 자료들을 찾다가 이탈리아사까지 흘러 들어가게 되었고, 거기서 책 귀퉁이에서 이 책의 표지와 비슷한 그의 초상화를 만나게 되었다.

처음부터 그의 얼굴에 빠져 들어갔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중학교 2학년 짜리가 찾을 수 있는 것의 한계였다. 그가 교황의 아들이고 루크레치아의 오빠였으며, 군주론의 모델이었다 정도..

항상 그에 대해 궁금했지만, 내가 아는 책에서는 그의 이름을 더이상 찾기 어려웠다.
고3 겨울방학, 그가 모델이었다는 군주론을 읽었다. 군주론도 구하기 어려운 책이었다. 금서였다.우스운 시대였다. 군주론을 읽으면서 점점 더 그가 좋아졌다. 권모술수의 대가라는 말이 전혀 나쁜말이 아님을 알게 되었고,도대체 마키아벨리즘이란 말이 왜 악행의 상징이 되었는지를 전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요즘도 학교에서 이런 식의 교육을 하고 있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시오노 나나미의 글을 읽으면 이 사람이 나의 머리속에 들어 왔다가 나간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내가 알고 싶었던 일들을, 나의 관심사들을 줄줄이 써내고 있으니...<나의 친구 마키아벨리>도 그렇고, <르네상스의 여인들>도 그렇고.그녀의 책제목들을 읽다 보면 나를 위한 주문제작같다는 착각을 할때도 가끔 일을 정도이다 ^^.물론 좀더 전문적인 지식이나 고증을 원하는 독자들이 보기에는 약간 모자란듯 하게 보일지도 모르지만, 르네상스시대에 별로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읽다 보면 점점 더 그 시대가 궁금해지게 만드는 마력을 그녀가 가졌다고 난 생각한다. 뭐라 말할 수 없는 그녀만의 목소리 때문에 난 여전히 그녀의 르네상스 연작들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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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국영 - Farewell Leslie Cheung : Best [알라딘 단독 특가] [2CD + 1DVD]
장국영 노래 / 록레코드 (Rock Records)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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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떠난지 벌써 6개월이나 지났지만,여전히 그가 그립습니다. 시간이 흘러도 그리움의 강도가 엷어지지 않는 사람이 나에게도 있다는 사실에 놀라워하며, 매일매일 그의 노래를 듣고 그를 추억합니다. 그와 함께 늙어간다는 사실이 행복했는데, 나이 들어서 변하는 그의 모습을 볼 기대에 부풀어 있었건만...한동안 그를 잊고 살았다는 죄책감 때문에 더 우울합니다.<월량대표아적심> 이 노래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입니다. 그에 대한 내 마음입니다. 달빛이 내마음을 대신해주겠지요...

이 앨범에 실린 노래들은 1995년 이후에 나온 노래들 중에서 뽑은 베스트 음반이라고 보면 된다. 여러 장의 음반을 사기 어려운 주머니 가벼운 팬들을 위한 종합선물세트라고 할까? 하지만 버릴게 하나도 없는 정말 최고의 앨범이다. 그 속에 들어 있는 사진들만으로도 그의 팬이라면 소장가치가 있다.물론 1995년전의 주옥같은 노래들은 수록되어 있지 않은 것이 무척 아쉽지만..하긴 나도 1988년 콘서트실황앨범이 있지만, 못 듣고 있다. 턴테이블이 없어서..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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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죽을 권리를 소망한다
뱅상 욍베르 지음, 최내경 옮김 / 도서출판빗살무늬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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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아버지가 식물인간딸을 죽인 일이 크게 보도된 적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오죽하면 이란 표현을 쓰면서 아버지의 입장을 동정했고, 그후 안락사를 다룬 TV프로그램이 방영되기도 했었다. 아마 그런 일들 때문에 이책에 손이 간것 같다.

이야기는 단순하다. 정신이 온전하지만, 온몸은 꼼짝할 수 없고, 거기다가 극심한 고통을 겪는 청년. 죽고 싶어도 혼자 힘으로는 죽을 수 조차 없어서, 결국 엄마에게 자신을 죽여달라고 부탁하는 뱅상의 이야기다.만약 내가 뱅상의 경우라면 나라도 그렇게 해 달라고 했을것이다. 끝이없는 고통을 맛보며, 남은 가족들에게 짐이 되어 가면서까지 생을 이어가야 할 아무런 의미도 미련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누워있는 사람이 나의 아들이고 내가 만약 뱅상의 어머니라면 나도 그의 어머니처럼 할 수 있을까? 이것은 도덕적인 판단의 문제가 아니다. 나의 욕심의 문제다. 온몸을 움직이지 못하지만,매일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것을 알고 있지만, 매일 얼굴을 보고, 보듬어 줄수 있는 아들을 차마 떠나 보내기 싫은 나의 이기심때문일거다.

뱅상의 말처럼 그의 어머니가 한 행동은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랑의 증거임이 틀림없다.적어도 내게는...내가 불의의 사고나 병으로 결코 회복될 수 없다는 진단이 떨어졌을 때 자연사에 근접하게 생을 마칠 수 있게 해 달라고,인위적인 생명유지 장치는 내게 필요없다고 미리 유언장을 만들어 놓아야겠다. 나의 죽을 권리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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