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사레 보르자 혹은 우아한 냉혹 시오노 나나미의 저작들 18
시오노 나나미 지음, 오정환 옮김 / 한길사 / 2001년 12월
평점 :
품절


이 이름을 처음 안 것이 중학교 2학년 때였다. 한참 불새의 늪이라는 만화책에 빠져 지내고 있을 때였고, 그 시대에 관한 자료들을 찾다가 이탈리아사까지 흘러 들어가게 되었고, 거기서 책 귀퉁이에서 이 책의 표지와 비슷한 그의 초상화를 만나게 되었다.

처음부터 그의 얼굴에 빠져 들어갔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중학교 2학년 짜리가 찾을 수 있는 것의 한계였다. 그가 교황의 아들이고 루크레치아의 오빠였으며, 군주론의 모델이었다 정도..

항상 그에 대해 궁금했지만, 내가 아는 책에서는 그의 이름을 더이상 찾기 어려웠다.
고3 겨울방학, 그가 모델이었다는 군주론을 읽었다. 군주론도 구하기 어려운 책이었다. 금서였다.우스운 시대였다. 군주론을 읽으면서 점점 더 그가 좋아졌다. 권모술수의 대가라는 말이 전혀 나쁜말이 아님을 알게 되었고,도대체 마키아벨리즘이란 말이 왜 악행의 상징이 되었는지를 전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요즘도 학교에서 이런 식의 교육을 하고 있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시오노 나나미의 글을 읽으면 이 사람이 나의 머리속에 들어 왔다가 나간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내가 알고 싶었던 일들을, 나의 관심사들을 줄줄이 써내고 있으니...<나의 친구 마키아벨리>도 그렇고, <르네상스의 여인들>도 그렇고.그녀의 책제목들을 읽다 보면 나를 위한 주문제작같다는 착각을 할때도 가끔 일을 정도이다 ^^.물론 좀더 전문적인 지식이나 고증을 원하는 독자들이 보기에는 약간 모자란듯 하게 보일지도 모르지만, 르네상스시대에 별로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읽다 보면 점점 더 그 시대가 궁금해지게 만드는 마력을 그녀가 가졌다고 난 생각한다. 뭐라 말할 수 없는 그녀만의 목소리 때문에 난 여전히 그녀의 르네상스 연작들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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