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오랜 친구와 영화를 봤다.
난 <타짜><퍼즐>을 권했는데, 친구가 고맙게도 <야연>을 보잖다.
그런 중국영화는 사람들마다 선호도가 나뉘어서 생각도 안했는데, 먼저 보자고 하다니.....
물론 예매하기 전에 니가 원한거니까 다 보고 나서 딴소리 하면 안돼 하고 단속을 시켰다.
나야 워낙 그런 황당무계한 중국영화를 넋잃고 보는 사람이니,
좋고 싫고가 없지만,오래간만에 영화보여주고 생색내려는데, 초치면 안되므로....
첫 장면, 대나무숲이 펼쳐지고, 바람에 흔들리는 대나무숲의 사사삭 하는 소리가 들리자마자,
나는 아~ 하는 탄성을 지르며 영화에 빠져 들어갔다.
영화의 줄거리는 햄릿을 변환시킨 이야기이다.
사랑하는 여자가 아버지의 부인이 되고,
그 아버지를 숙부가 죽이고, 어머니라 불렀던 여인은 숙부와 결혼하고....
첫 장면인 대나무 숲에서의 대결이나
장쯔이와 왕자의 칼 대결등은
정말 현란하고 아름다왔다.
그리고 장쯔이,,,너무너무 예뻤다.
난 그녀에게 항상 거역할 수 없는 오라를 본다.
나도 이럴지니 남자들이야 당연한거 아닌가..
왕으로 나온 배우의 나른한 듯 하면서도 잔인한 표정도 좋았고....
무협물을 빙자한 무용극이면서,
가을에 어울리는 처절한 사랑이야기이다.
< 내 어찌 당신이 준 잔을 마다하리오 .....>
평을 읽다보면 여전히 중국영화는 스토리에 약하다고 하지만,
그 색채, 그 스케일, 그 표현하기 어려운 분위기 등은
스토리의 약함을 능히 보충한다. 나에게는....
상암에서 봤는데 평일 9시에 시작하는 영화인데도
맨 앞자리 빼고는 자리가 꽉 찼다.
거기다 나랑 친구가 제일 연장자일거라고 생각하고 들어갔는데,
세상에 우리 나이는 중간정도에 불과했다.
이런 영화는 어린 아이들에게 인기가 없나보다.
참 <와호장룡>이나 <무극>같은 영화가
맘에 안 들었던 분들에게는 강력 비추이다.
역시 장쯔이는 빨간색이 어울린다. (참고로 메피님을 위한 서비스컷임 ㅋㅋ)
이건 내가 광분하는 대나무 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