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보스께서 어제 출장을 가셨다.우리 회사 넘버 2와 함께..일주일에서 열흘의 장기출장이다. 한동안 널널하게 지낼 생각에 기분좋게 출근했더니...

우리 회사는 아직 규모도 작아서 월차,년차, 토요 휴무 같은건 없다.-_- 그런데 옆 팀이 팀원 3명이 오늘 모두 쉰단다. 그 팀 팀장님은 병원 가셨다 오후에 오고..그 팀 팀장님이 다른 팀장님에게 아침에 전화로 알리셨단다.

아침에 이 말을 듣는 순간 열이 확 올라 버렸다. 아니 이 잡것들이..사장님 안 계신다고, 장기 출장이라고 신신당부 하셨건만 첫날부터 휴가라니....이런 일개 사원 주제에 말도 안 되는 오너정신이 튀어 나왔다.

나는 못 쉬는데 다른 사람이 쉬어서 화가 나는건지 아니면 말도안되는 오너정신의 발동인지.....어쨌든 아침부터 심히 기분이 안 좋다. 물론 다른 팀원들이 쉬는게 배가 아프지만 모 그사람들에게 개인 감정이 있는건 아니다. 다만 시기가 우습지 않은가..물론 그 팀장님의 허락없는 팀원들의 단독결정도 아니니 내가 모라 그럴수도 없고, 그런 위치에 있지도 않지만..

이에 대한 나의 대처자세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

1. 사장님이 돌아오신 후 은밀히 사장님에게 가서 처량하고 불쌍한 얼굴로 저도 쉬고 싶어요.너무하세요 사장님 잉잉잉...하면서 천사-_-같은 얼굴로 아무렇지도 않게 사무실에 피바람을 일으킨다. 이 방법에 대한 단점: 아마 나도 못 쉴것이다.

2. 사장님 돌아오신 후 넘버 2에게  조용히 다른 사람들도 이래저래해서 쉬었으니 저도 쉬고 하루 쉬고 싶습니다..내 보기엔 그래도 합리적인 성격의 넘버 2는 아마 하루 쉬게 해 주실 것이다. 이 방법의 단점 : 사무실이 그냥 저냥 조용하게 지나갈 것이다.

승질대로 하면 피바람을 한번 일으키고 싶으나 그럼 실리가 없잖아..실리를 좇다보면 가슴이 좀 답답해질테고 ...내가 정말 승질이 거지같은 거 맞는거 같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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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6-04-03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가까운 문방구에 가서 공책을 하나 산다.
   (가급적 앞표지가 깨끗하게 아무것도 안그려진 걸로 구입)


2.붉은색 굵은 궁서체로 ` 살생부' 라고 적는다.


3.오늘 일어난 일을 날짜와 시간을 정확히 첨부하여 기록한다.


urblue 2006-04-03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

물만두 2006-04-03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피스토님 그 다음에는요?

파란여우 2006-04-03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예전에 그 냥반이 자리에 없을 때마다 의자를 발로 걷어찼죠
주로 의자 다리쪽이다보니 처음에는 제 다리가 아펐지만
나중에는 그 의자다리에 이상이 와서
그 냥반이 앉다가 자빠질뻔한 일이 생겼죠. 어찌나 고소하던지...
뭐, 가끔 성질 더러운 거 표시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이게 쫄따구의 비애죠 ^^;;

Mephistopheles 2006-04-03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연히 그 다음엔 한권이 다 써지면 보스가 자주 다니는 길목에 우연을 가장해 필연적으로 보게끔 살포해야죠..(원본은 보존하고 복사본으로)

paviana 2006-04-03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 / 저느 그냥 사장님에게 가서 저 내일 쉴래요 라고 천사같은 얼굴로 말할거에요. 그럼 우리 사장님 너 지금 무슨 소리 하냐 ,죽을래 라고 답하실겁니다. 그럼 아무것도 몰랐다는 청순한 얼굴로 어머 사장님 안 계실 때 저 팀 전부 쉬어서 저도 하루 쉬어도 되는줄 알았는데요.라고 말하고 나오는거지요.ㅋㅋ

여우님 / 성질 더러운 거 알리고 살아도 될까요? 지금 본성을 숨기고 살아도 충분히 드러운거 사람들이 아는데요.ㅎㅎ

물만두님 / 메피님께 너무 많은 걸 기대하심 안 됩니다. 글구 마태님 이벤트에 왜 응모 안하셨어요? 나빠요..

urblue님 / 저한테 웃으신게 아니라 메피님께 웃으신거지요? ㅎㅎ


urblue 2006-04-03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까는 메피님 때문에 웃었는데, 지금은 님의 답글 보고 웃습니다. 푸하하~

Mephistopheles 2006-04-03 1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일을 생각해서... 본인은 절대 표면에 노출되어서는 아니되옵니다~~!!
그냥 살생부 쓰세요~~!!

paviana 2006-04-03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 / 전 그렇게 뒤에서 치는 일은 못해요. 정정당당하게 앞에서 고자질하죠.ㅋㅋ

urblue님 / 제 답글이 어디가 웃을 데가 있나요? 너무 가증스런 글인데 ^^

모1 2006-04-03 1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좋은 생각이긴 한데 후환이 쬐끔....그렇지 않을까..싶은 느낌이...

반딧불,, 2006-04-03 2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일요일날 일하고 있는 저도 있습니다.
하! 열받아서 뭐라 그랬더니 넘버3 왈. 휴일이 있었던가요?? 하더라는;;;ㅠㅠ
쫄따구의 비애라니..

그나저나 그냥 넘어가심 아니되옵니다!!

날개 2006-04-03 2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좌우지당간에... 화이팅!!!! ^^
(후기 꼭 올리시길..흐흐~)

2006-04-03 22: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paviana 2006-04-04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 1님 / 후환은 별로 두렵지 않아요. 다만 못 쉬면 억울하니까 어떻게 하면 쉴 수 있는지 고민 중이지요.ㅎㅎ

반딧불님 / 그게요.. 논 사람들에게로 별로 감정이 있는건 아니에요. 나보다 어린 사람들이고 ..근데 중간 관리자 라는 사람이 넘버 2에게도 허락 안받고 독단적으로 보스 없자마자 쉬라고 했던것이 좀 그래서요..아무리 조그만 회사라고 해도 이건 아니다 싶어서요. 떳떳하게 말하고 쉬게 해주면 좋잖아요..

날개님 / 후기 너무 기대하심 안되요. 전 아마 실리쪽으로 가서 어떻게든 하루 쉴려고 몸부림 칠거에요. 하루 쉬면 놀러간 이야기 올릴게요.ㅎㅎ

sooninara 2006-04-04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비아나님..너무 귀여우삼^^
후기 기대하겠습니다. 저도 은근히 모범생 스타일이라서..저런 사람들은 얄미워라..그럼면서 어떻게 하지도 못하는 소극형..할말 못하고 살아서 홧병 쌓이는 스타일이야요..ㅠ.ㅠ

반딧불,, 2006-04-04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면서 점점 어려워지는 일들이 그런 것들입니다.
제자리 지키기. 제자리 알기. 그렇죠??

paviana 2006-04-04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니나라님 / 저 소심해서리 혼자만 얄미워하면서 여기서 끙끙대는 스탈이에요.ㅠ.ㅠ

반딧불님 / 맞아요. 제자리 지키기..아무리 콩가루 같은 회사라도 윗사람 없다고 늦게 오고 그런거 전 싫더라고요. 물론 저도 일하는 틈틈히 땡땡이 치는 시간이 좀 늘엇지만 -_- ;;;

산사춘 2006-04-04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바람은 난중에 일으키셔도 지금은 꼭 쉬셔야 (춘자가) 덜 억울하겠쓰요.
원치않는 CEO마인드를 어짤수없이 만들어주는 사람들이 미오요.

paviana 2006-04-04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정정당당하게 우리 하루 쉬겠다고 하루 전에만 말했어도 덜 화가 났을거 같아요. 왜 일개 사원에게 ceo마인드를 생각하게 만드는지....에잇.쯧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