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용서하기 힘든 가족과 화해를 이룬 여섯 사람의 체험 이야기이다. 가까운 사람에게 충격적인 일을 당하고도 평온할 수 있는 신앙인이 얼마나 될까? 보통의 사람들은 괴로움을 준 가족, 직장동료, 믿었던 사람을 향해 쏟아지는 원망을 멈추기 힘들다.

배신의 상처에서 증오와 복수심이 번질 때 하느님을 믿는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 책은 경제나 종교문제 성격 차이, 부부싸움, 가정불화, 알코올 중독, 결손 자녀 문제 등으로 자살과 이혼이 급증하는 현 시대에 커다란 이정표가 된다. 경제적․심리적 어려움을 겪으며 내적 자유를 얻기까지 걸어온 이들의 사연이 보석처럼 빛난다. 주어진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용서하기까지 그들이 걸어온 여정은 이 책을 읽는 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며 앞으로 나아가는 디딤돌이 된다.

용서와 화해 체험은 무엇보다 내적 평화를 주며, 더욱 충만하고 자유롭게 살도록 초대한다. 내가 먼저 용서하고 화해할 때 상대방도 선하게 변화된다는 믿음을 주며, 각박한 세상에서 무언가를 많이 가지지 않았더라도 마음 아파하는 이들의 사연을 귀 기울여 듣고 함께 울어줄 때 더욱 행복해질 수 있음을 일깨운다.

- 임언빈(효주아녜스) 씨는 시아버지를 용서한 체험을 전한다. 그는 자상하고 사랑이 많은 시부모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신혼 생활을 시작한다. 제대한 남편의 직장을 따라 경기도 시흥으로 분가한 그는 세 시간이 넘는 거리를 오가며 시댁에 최선을 다한다. 어느 날 시아버지가 카센터를 준비하는 남편 명의로 된 땅을 팔아준다며 서류를 해오라고 한다. 하지만 시아버지는 땅 판 돈을 시동생에게 준다. 그 일로 시아버지에게 크게 실망한 그는 시가에 발을 끊고 성당에 다니며 교리를 배운다. 9일기도와 구역장의 기도로 용서와 화해를 이루고 임종을 맞은 시아버지한테 대세를 드리며 평온한 죽음으로 이끈다.

- 손숙(헬레나, 연극배우․영화배우․방송인) 씨는 아버지를 용서한 체험을 전한다. 지난 40여 년을 연극 무대에서 웃고 울며 인간의 내면과 희로애락을 온몸으로 열연한 그에겐 남모르는 응어리가 있다. 어렸을 때 아버지가 둘째어머니를 두고 호텔을 경영하는 등 무역업을 했으나 부도가 나자 일본으로 건너가 또다시 딴살림을 차린 것이다. 그 후 삼남매는 어머니와 함께 셋방살이를 하며 고생을 한다. 40대 후반에 이르러서야 아버지를 용서하고 받아들인다.

- 김웅렬(토마스 데 아퀴노, 청주교구 감곡 매괴성모순례지성당 주임. 카페 ‘주님의 느티나무에서’ 운영) 신부는 군종신부 시절 형제처럼 여기던 시몬을 용서한 체험을 전한다. 군종신부였을 때 혜화동 성당 할머니들의 12사도회가 건넨 기부금을 받아 성당을 짓고 있는데 총무일을 맡고 있던 시몬이 돈을 몽땅 챙겨 달아난다. 건설업자들의 폭행에 시달리며 분노를 삭이지 못해 화병을 앓으며 3년 동안 그를 찾아 헤맨다. 사랑과 신의를 저버린 시몬을 용서하기까지 처절한 아픔과 고통이 절절하게 다가온다.

- 김경철(프란치스코) 씨는 알코올과 도박 중독에서 벗어나 아버지를 용서한 체험을 전한다. 열아홉 살 때부터 왜 술을 마시는지도 모른 채 20여 년 동안 술에 절어 살았다. 술을 마시고 욕설을 퍼붓고 돈 문제로 싸우며 아내를 구타하던 아버지처럼 살지 않겠다고 다짐한 그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아버지처럼 살고 있었다. 세례를 받고 나서도 술버릇을 고치지 못했으나 사고로 2년간 치료를 받으면서 서서히 변화되었으며, 성경 공부를 하면서 주님의 깊은 사랑을 깨닫는다.

- 박대성(노숙자) 씨는 어렸을 때 자신을 버리고 떠난 어머니를 만나는 체험을 전한다. 그는 유복자로 태어나 할머니 손에 성장하나 할머니가 돌아가시자 온갖 고생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서영남 베드로 씨가 운영하는 인천 민들레 국수집을 찾는다. 굶는 이들이 돈 없이도 끼니를 때우면서 힘을 되찾아 스스로 일어서기까지 비빌 언덕이 되어주는 민들레 국수집에는 하루 150-200명, 때로는 300명까지 찾아온다. 마침내 그는 어머니를 마음으로 받아들이며 용서한다. 청소용역회사에 다니는 그는 감옥에 갇힌 이들을 도우며 민들레 국수집 일손을 거들고 있다.

- 민병숙(엘리사벳) 씨는 남편과 친정어머니를 용서한 체험을 전한다. 서울대 불문과를 졸업한 외화번역가로 젊은 시절 자유와 개성을 존중하고 문학을 좋아했으나 기질이 다른 어머니와 갈등하며 곧잘 다툰다. 번번이 사업에 실패하는 남편과 아이 셋을 먹여 살리느라 외화를 번역하는 등 갖은 고생을 한다. 알코올 중독이 된 남편, 치매에 걸린 친정어머니와 시어머니를 간병하며 편안한 죽음을 맞도록 이끈다.

* 이 책의 수익금은 구술자들의 뜻에 따라 교정사목을 위하여 사용됩니다. 
- 차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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