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뉴엔 지음 ; 한정아 옮김. 116 p.
 

 며칠 전 우리는 예수님의 질문을 들었습니다. “내가 마시게 될 잔을 너희도 마실 수 있겠느냐?” 예수님의 잔은 수난과 죽음을 말씀하신 것 같은데, 그러면 제가 마셔야 할 잔은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러다가 헨리 뉴엔 신부님의 “이 잔을 들겠느냐”라는 책에서 도움을 많이 얻었습니다. 
 

 지은이는 삶에 관한 우리의 태도를 잔을 잡고, 들고, 마시는 세 가지 과정으로 그리고 있습니다.라르슈 새벽 공동체라는 장애인 공동체에서의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풀어 나갑니다. 그는 자신이 함께 생활하는 장애인들의 단순함에서 복잡한 삶 속의 축복을 발견하기도 하고, 봉사자들이 떠나면 아쉬워하기보다는 그들이 새로운 곳으로 파견되어 가는 것이라고 말하며 감사드리기도 합니다.
 

 책을 조금 들여다 볼까요? 

 우리는 서로의 삶을 긍정하고 최선을 다해 살도록 격려해 주어야 한다. 수치심과 죄책감에서 벗어나 인생의 성공뿐만 아니라 실패와 약점에 대해서도 감사할 수 있도록 서로 이끌어 주어야 한다.

 단순히 서로에 대해 좋은 말이나 축복을 해주는 것 이상의 행동이 필요하다. 우리의 삶을 다른 사람들을 위한 선물로 있는 그대로 보여주어야 한다.

 우리는 흔히 지나온 과거를 돌이켜보며 “오늘의 나를 있게 한, 내게 일어났던 모든 좋은 일들에 대해서 감사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진정 삶을 위해 잔을 들고자 한다면 “이제까지 내게 일어난 모든 일들에 대해서 감사한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과거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감사하는 태도를 가지면 우리의 삶은 다른 사람들을 위한 진정한 선물이 될 수 있다. 감사하는 마음이야말로 질투와 경쟁심, 원한과 후회, 복수심과 슬픔 등의 감정을 지울 수가 있기 때문이다. 감사하는 마음은 우리의 과거를, 미래를 위한 소중한 선물로 바꿀 수 있으며 새로운 삶을 창조할 수 있다.

우리는 삶의 잔을 비우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 그래서 우리도 삶이 끝나는 날 예수께서 말씀하셨듯이 “이제 다 이루었다.”(요한 19,30)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의 뜻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따르겠다고 결심하면 우리가 하는 상당 부분의 일이 우리의 힘만으로 되는 일이 아님을 알게 될 것이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진정한 평화와 기쁨을 가져다 주는 일이다. 우리의 소명에 맞지 않는 행동을 과감히 거부하면 결국에는 소명을 완수하는 데 한 걸음 다가가게 될 것이다.

 하느님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최선을 다하기를 바라신다. 침묵중에 하느님의 목소리를 듣고 신뢰하는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우리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고 기쁜 마음으로 그 일에 전념할 수 있을 것이다.


 사순절이 중반을 향해 갑니다. 우리가 마셔야 할 잔을 앞에 놓고 우리는 어떤 눈으로 그 잔을 바라보고 있는지, 잔을 집어 들 용기가 있는지, 또 어떤 자세로 그 잔을 마시고 있는지 잠시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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