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머스 머튼 지음 ; 정진석 추기경 옮김. 854 p.

 오래 전 저희 성당 주보에 실린 글 중에 이런 부분이 있었습니다.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대략 이랬습니다.
 “당신을 기쁘게 해 드리려고 웃는 지금 저의 모습이 실제로 당신을 기쁘게 해 드린다는 것을 믿습니다.”
 글을 쓴 분은 “칠층산으로 유명한 토머스 머튼의 시”라고 하셨습니다. 이 글을 읽고 토머스 머튼도 궁금했고 칠층산도 궁금했던 기억이 납니다. 하느님을 기쁘게 해 드리고 싶어서 웃는다는 표현이 참 순수하게 느껴졌거든요.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신 대로 토머스 머튼의 “칠층산”은 그의 자전적 일기입니다. 외로움에 방황하던 대학 시절, 신앙에 대한 고민, 수도자가 되고 나서의 이야기 등 그의 삶이 그대로 담긴 이 책을 읽다 보면, 하느님의 오묘한 섭리와 함께 진리를 찾고자 하는 그의 진지한 자세를 느낄 수 있지요. 
 

 저에게 특히 깊은 인상을 준 부분을 나누고 싶습니다.
 

 사실상 오직 한 가지 성소만이 있을 뿐이다. 가르치든지, 봉쇄구역 안에 살든지, 병자를 간호하든지, 수도자거나 아니거나, 기혼자거나 독신자거나, 또는 신분이나 직업이 무엇이든 상관없이 누구나 완덕의 정상으로 오르도록 부르심을 받고 있다. 누구든지 깊은 내적 생활, 혹은 한층 더 깊은 신비적 기도생활을 하고 아울러 명상의 열매를 타인에게 전달하도록 부르심을 받고 있는 것이다. 말재주가 없어 말로써는 그렇게 하지 못하면 모범으로써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자신의 삶을 충실히 살아감으로써 완덕을 향하여 나아갈 수 있다는 그의 말이 이 책을 읽으시는 많은 분들께도 힘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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