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일 피츠패트릭 지음 ; 서한규 옮김.
미국의 미시시피 트라피스트 봉쇄 수녀원의 원장 수녀가 18년 동안 원장직을 수행하면서 회원들에게 들려준 45편의 짧은 단상 모음집이다. 봉쇄 수녀들의 공동체와 기도 체험에 바탕을 둔 이 묵상집은 피정객들에게 들려주는 말씀이나 '짧은 강의' 내용을 간추린 영적 고찰이다.
이 책은 그리스도인의 지혜가 공동체 속에서 어떻게 싹트는지 보여준다. 자연의 사계절을 영의 계절에 비유하고 있다. 봄이라는 장(章)에는 사순절과 관련하여 유혹이나 극기생활, 용서 등의 묵상들, 여름과 가을에는 기도생활과 관상생활에서 체험할 수 있는 고독이나 단순한 삶에 대하여 그리고 겨울에는 대림과 성탄의 기쁨과 관련된 묵상들이 펼쳐지는데 자연의 순환을 전례의 순환과 연결하여 깊이있는 묵상으로 이끌어 준다.
이 책에 각 묵상은 성서 말씀을 바탕으로 일상의 삶과 자연에서 길어 올린 영적 체험의 결실이다. 이 책의 부제가 이야기하는 것처럼 분도 수도회 고유의 생활과 영성, 특히 관상 수도원이 추구하는 삶의 단순함과 깊이있는 기도생활, 손님에 대한 호의적인 접대와 이웃사랑 이런 것이 내용 곳곳에서 나타난다.
독자로 하여금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난 동의와 경쟁적이고 복잡한 생활태도를 버리고 단순한 삶으로 옮아가고자 하는 열망을 느끼게 해준다. 내용 앞뒤로 짧은 성서구절과 만트라와 같은 기도문이(예를 들면, "하느님, 저의 내적 침묵이 당신을 사로잡는 그물이 되게 하소서." 또는 "주님, 저희가 당신 영광의 씨앗으로 가득 차 있음을 바라보는 눈을 주소서.") 첨가되어 일상에서 말씀을 깊이며 내면화하도록 이끌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