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전통가구를 만드는 소목장과 아버지와 딸, 그리고 시골 마을을 중심으로 사라져 가는 것의 소중함을 말해준다. 그리고 은행나무가 마을사람들의 생활속에 있는 것처럼 십자가의 예수님도 언제나 사람들 사이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지음이 아빠 정목수는 옛날방식으로 가구를 만드는 소목장이다. 점차로 전통가구를 찾는 사람이 줄어들어 생활이 곤란해지자 엄마는 읍내 가게에 반찬을 만들어 배달한다. 아버지가 일하는 것을 보면서 지음이는 자기도 나무에 조각을 하기 시작한다. 친구 도곤이를 따라 마을 공소에 간 지음이는 십자가에 매달려 있는 사람이 예수님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예수님의 고통스런 표정이 안타까워 웃는 예수님을 조각하기 시작한다. 아버지의 솜씨를 물려받은 지음이는 웃는 나무사람을 제법 잘 깎아 아버지를 감탄하게 만든다.
아버지는 넓고 큰집에 놓을 전통가구를 만들어 달라는 돈 많은 사람의 초대를 받았다. 그 집에서 아버지는 자신이 정성들여 만든 서안이 있어야 할 곳에 있지 않고 모서리가 떨어져 나간채로 정원에 놓여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실망한 아버지는 전통가구 만드는 일을 그만둔다. 도시 공사장으로 일하러 간 아버지는 사고로 하반신을 쓸 수 없게 된 몸으로 집에 돌아온다. 엄마와 아이들은 아버지를 위해 집 가까운 곳에 전통가구를 만들 수 있도록 작업실을 마련해 주었다. 아버지는 휠체어에 앉아 다시 전통가구를 만들기 시작했다. 마을의 공소는 동네사람들이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함께 모여 마음을 나누던 곳이었다.
세월이 지나 오빠 규현이는 고등학생이 되었다. 규현이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신부가 되기 위해 신학교에 가기로 했다. 중학생이 된 지음이는 열심히 웃는 나무 사람을 깎아 공소 성모마리아상 옆에 놓았다. 그러면 사람들은 웃는 예수님을 하나씩 가져갔다. 공소가 있던 자리에 성당이 들어서게 되자 공소 마당의 아름드리 은행나무도 베어져 팔리게 되었다. 공소지기 할아버지는 지음이에게 계속 나무사람을 깎으라고 은행나무를 선물로준다. 마을 사람들의 삶을 모두 알고 있는 은행나무는 지음이의 손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으로 다시 태어나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