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 인물 시리즈 제1권인「순례자 아브라함」은 성조 아브라함에 대한 성경 말씀을 바탕으로 묵상한 내용으로, 하느님께서 모든 것을 마련해 주신다는 뜻의 `야훼 이레`이신 하느님을 주제로 다루어 `모리야 산으로 가는 길`이란 부제를 단 첫번째 책이다. 이 책은 모리야 산에서 아브라함이 아들 이사악을 죽이려 한 장면(창세 22,1-19)과 창세기 22장과 23장에 나오는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참으로 많은 물음을 던지며 그 답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영적 삶에 도움이 되는 물음을 던지며, 야훼 이레 하느님의 뜻을 되새기며 순례자 아브라함이 걸어간 순례여정을 따라가도록 초대한다.

우리 또한 계속되는 상실과 이별, 떠남과 놓음, 삶의 시련을 통해 모리야 산에 오르는 체험을 한다. ‘이사악을 바치라’는 것은 곧 하느님보다 더 귀하게 여기는 것, 내가 최고로 여기는 것, 하느님이 요구하실 때 선뜻 내놓기 힘든 것, 자꾸만 움켜쥐려고 하는 것, 애착과 집착, 하느님 것이 아니라 내 것이라고 우기는 태도를 버리고 바꾸어 겸손한 청지기처럼 살아가라는 부르심이다.

하느님은 아브라함에게 두 번에 걸쳐 ‘가거라’ 하고 명령하신다. 첫 번째 ‘가거라’는 과거와 단절을 요구한 명령으로 고향,친족,아버지 집을 떠나 하느님이 보여주는 땅으로 가라는 것이다. 두 번째 ‘가거라’는 미래와 단절을 요구한 명령으로 제물을 바치기 위해 모리야 산으로 가라는 것이다. 이는 현재를 살라고 하시는 일상도 하느님의 부르심이다.

사실 하느님은 ‘있는 나’이지 ‘있었던 나’ 또는 ‘있을 나’가 아니다. 야훼 이레 하느님은 미래에도 하느님이 계속 돌보아 주시리라고 믿게 한다. 지나간 과거를 후회하거나 앞으로 올 미래를 염려하지 않고 현재를 충만하게 살면 되는 것이다. 우리 삶의 질은 감사와 찬미를 하며 현재를 힘껏 살아갈 때 더욱 충만해진다. 문제만 바라보면서 과거와 미래에 붙들려 있는 사람은 현재의 시간을 행복하게 살 수 없다.

저자는 이 글을 마무리하면서 현재와 오늘의 영성을 제안한다. 하느님은 과거를 돌보아 주셨고 미래를 준비해 주시는 분이기에 우리는 그저 지금 이 순간을 충실히 살아가면 된다는 것이다. 언제 어디서나 모든 것을 마련해 주시는‘야훼 이레 하느님’의 모습과 그 의미를 신약 주석학자답게 깊이 있고 감동적으로 파헤친, 성경 주석과 해설을 겸비한 훌륭한 묵상서로 신앙의 순례여정을 걷는 모든 이의 영적 필독서로 권장할 만하다. 묵상을 돕기 위해 아브라함과 이사악에 관련된 그림과 조각, 자료 사진 7점이 실려 있다.

* 하느님께서 여기까지 도우셨다는 뜻의 `에벤 에제르` 하느님을 주제로 다룬‘내가 보여줄 땅으로 가거라’는 부제를 단 두번째 책이 나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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