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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돌.담.길 ㅣ 우리 문화의 뿌리를 찾아서 5
임석재 지음 / 이화여자대학교출판문화원 / 2005년 2월
평점 :
일단 책 리뷰 자체가 없고 책 속 사진 소개가 없어 몇 장의 사진을 귀퉁이를 찍어 올린다. 글은 그리 많지 않고 사진이 많다. 그리고 모든 사진은 컬러다. 이 얇은 책인 12000원을 하는 이유는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아마 처음 이 책은 이대의 학생을 위한 연구도서 만든 것은 아닌지. 하여튼 나는 맘에 든다.
이 책은 이화여대에서 '우리 문화의 뿌리를 찾아서' 시리즈 중 다섯 번째 책이다. 2005년 2월 <한국사 입문> 편을 시작으로 2014년 9월 <한국의 문자 한글>을 끝으로 무려 서른 권이 나와 있었다. 이 책은 가장 이른 초기에 나온 셈이다. 2005년에 13권까지 출간했으니 많은 부분을 충분히 준비한 다음 출간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책은 깊지 않고 다이제스트 형식으로 간략하게 정리한 수준이다. 그런데도 적절한 깊이와 설명이 있어 읽기에 쉽다.
"한글본과 영어본으로 발행되는 이 시리즈는 지나치게 학술적인 경향이나 단순한 안내서의 수준을 지양하고, 한국의 전통 문화의 근간을 세부적으로 천착함으로써 일반 사람들이 우리 문화를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개방적인 전문성을 띠는 점이 특징이다."
개방적인 전문성이라? 대충 이해는 가지만 뭔가 정의하기 모호한 표현이다.
돌은 재료이다. 어느 나라든, 어느 문화권이든 돌을 빼고 건축을 논할수는 없다. 돌이 대부분이면 돌집이라 부른다. 지구상에 돌집은 희귀하다. 하여튼 돌은 건축의 소재이다. 재료로서의 돌은 단단함과 영구성에 있다. 돌은 나무에 비해 자연성이 강하다. 궁궐이나 성벽의 일부를 제하면 대부분의 돌은 다듬지 않고 사용된다. 성벽은 공리성 목적에 의해 다듬은 돌을 사용한다.
책은 자연석을 많이 썼던 이유를 '민족 정서나 가치관 등과 같은 철학의 문제로 보는 것이 옳다'라고 말한다.(참고로 이 책은 페이지가 표기되지 않아 넣을 수가 없다) 하지만 시골에 살았던 필자의 생각 다르다. 돌은 쉽게 다듬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철 연장이 필요하고 많은 시간이 걸린다. 대부분의 백성들은 돌을 다루는 연장도 없거니와 다루는 기술도 없다. 그러니 철학이라 말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대부분의 집이 자연석을 그대로 쓰는 건 비용과 기술의 문제가 크다. 저자는 아마도 이러한 실제적 삶에 대해 깊은 고민이 없어서 그런 표현을 쓴 것은 아닐까 싶다.
저자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 글은 도교적 향이 짙고, 철학자의 숨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온다. 많은 부분 사실과 사색 오가는 탓에 의아함이 느껴진다. 물론 어떤 이는 이런 부류의 글을 무척 좋아할 성 싶기도 하다. 글에는 전문성이 느껴지나 의아함도 더불어 증폭된다. 필자가 돌에 대해 일자무식이라면 넘어갈 일이지만.... 몇 곳에서 억지스러움이 느껴져 걸려 넘어진다. 그렇다고 나쁘다는 말은 아니다.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