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심리학을 읽다


생물 심리학을 읽고 있다. 지금까지의 인간에 대한 오해가 일어날  소지가 많다. 어쩌면 인간은 단지 화학반응으로만 살아가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때론 세포 하나하나 분석해 들어가면 인간이란 뭔가 의구심이 일어난다. 먹고 싶은 건 단지 에너지를 채우기 위한 뇌가 내린 호르몬 작용에 불과할까. 


올초에 재미있게 일었던 뇌과학에 관련된 책들은 뇌를 적당하게 훈련시키고, 길들이면 천재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습관도 뉴런의 작용이고, 시냅스가 활성화된 것에 불과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반복적인 습관에 뇌는 길들여져 자신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반응하게 한다. 예를들어보자. 아침에 일어나 곧바로 책상에 앉아 책을 읽는 습관을 들여보자.


첫날은 일어나는 것도 힘들고 책상을 찾아 가는 것도 쉽지 않다.

이튿날 역시 첫날과 다르지 않다. 삼일째는 조금 더 쉬워진다. 대개 3일 고비라고 하는데, 3일만 잘 넘기면 탄력이 붙는다. 일주일 이주일 삼주가 흐르면 거의 고착화 된다. 그러나 대개 66일 정도가 되어야 체화되어 완전한 습관이 된다. 그러면 일어나 책상에 앉는 것이 더 쉬워 진다. 


몸의 반응은 뉴런이 한 곳-일어난 책상에 앉는 것에 익숙해져 쉽게 반응한다. 길이 나지 않는 곳을 걸을 때 걷기 힘들다. 그러나 사람들이 자주 그곳을 다니면 길이 난다. 도로가 잘 구비되어 있다면 다니기 쉽고 빠르게 갈 수 있다. 뉴런도 동일하다. 사람은 익숙해지면 재미가 없어지만 다른 것을 추구하고자하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익숙함은 재미의 반감도 일어 나지만 탁월함을 의미하기도 하다. 이것이 타인의 존경과 부러움을 사게 되면 일 자체의 즐거움보다 타인에게서 받는 관심 때문에 더 열정적으로 반응한다.


음악도 모르는 음악는 재미가 없지만 익숙한 음악은 즐길 수 있다. 7080가요 인기가 식지 않는 이유는 그 음악을 즐기며 기억한 이들이 많다는 증거다. 그 때의 아련했던 기억이 함께 떠오르면서 음악은 추억이 되고, 추억은 삶의 활력소가 되어 되돌아 온다. 추억은 과거가 아닌 지금 여기의 의미 찾기인 셈이다. 


여기까지 오고보니 생물심학은 기계적 메카니즘만은 아닌 것 같다. 존재 의미를 밝혀주는 또 하나의 희미한 빛이 된다. 더 빛나기 위해 생물학자들의 수고와 철학자들의 의미 부여가 필요할 터이지만 나름 재미가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새벽에 읽는 C. S. Lewis 


아침 일찍 일어나 거침 없는 책 읽기를 한다. 아직 눈은 잠에서 깨어나지 않았는지 무겁기만 하다. 머리는 맑고 상쾌하다. 세수 한 번 하고 나니 눈도 한결 가벼워 진다. 이른 새벽의 독서는 정신 수양에 딱이다. 고집스런 철학자들의 엉성한 주장도 맞짱 뜰 수 있다. 분주한 낮이면 도무지 눈에 들어오질 난해한 책들도 한 결 수월하게 읽혀 진다. 누군가 새벽독서를 즐기는 사람은 깊이가 있다고 했던가. 맞는가 보다. 경험해 보지 않으면 모를 일이지만. 난 오늘 그렇게 새벽을 맞이한다.


C. S. Lewis의 신간이 나왔다. 얼마 전 알리스터 맥그라스의 C. S. Lewis 전기를 읽고 새삼스런 감동에 잠겼다. 연약하기 그지 없는 지성의 갈대를 보았다. 이번에 출간된 순례자의 귀향은 어떤 책 일까. '기독교, 이성, 낭만주의에 대한 알레고리적 옹호서'라는 부제가 붙었다. 영적 순례기란 설명도 따라 붙는다. 아무래도 기독교 변증서가 아닐까 싶다. 그 외에도 루이스의 저작들이 몇 개 더 보인다. 아직 번역이 안 된 탓인지 궁금하기 그지 없다. 


이번 <순례자의 귀향>도 홍종락이 옮겼다. 그의 번역 실력은 이미 정평이 나 있으니 원전을 읽는 것만큼 좋다. 하여튼 루이스의 책은 새벽이 좋다. 한 가지 약점은 매일 새벽마다 읽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번 기회에 C. S. Lewis를 잡아야 겠다. 감이라도 잡아야 겠다. 시간이 그리 많지 않으니 잠을 줄여가며 읽을 수 밖에 없지 않는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독교 주목 신간 11월 둘째주 

C. S. Lewis를 읽다.


한 사람의 전기를 쓴다는 것은 매우 유익한 일이다. 어떤 작가는 좋은 글을 쓰려면 한 사람을 집중적으로 살펴보라고 충고한다. 한 사람은, 한 사람으로 끝나지 않는다. 모든 지식이 그러하듯 사람도 그렇다. 한 사람은 씨앗과 같아서 한 사람에서 비슷한 사람이 보이고, 극단의 사람이 보이고, 전후의 인생을 통해 삶의 변화와 성장을 이해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한 사람을 전기를 읽는다는 것은 매우 유익한 일이다.

 

근래에 들어와 루이스를 읽고 있다. 이미 오래 전 루이스를 접했지만 강 건너 불구경하듯 몇 권의 책을 읽을 뿐, 더 이상의 진보는 없었다. 그러다 지난달부터 집중적으로 읽게 되었다. 그저 유명한 사람이기에 읽는 것은 아니다. 사람은 이기적이라 자신에게 어떤 연관이 있을 때 호기심이 커지고 관심이 높아지는 법이다. 우연한 기회에 맛을 본 경험도 친밀감을 더해주기도 한다. 나의 경우는 전후의 경우가 합해진 것이다. 필요하기도 했지만 꼭 필요한 건 아니었다. 그러다 누군가의 추천으로 읽기 시작하면 맛을 들였다. 그리고 중독된 것이다.

 

이번에 루이스의 신간이 나왔다. 엄밀하게 따지면 루이스의 책이 아니다. 알리스터 맥그라스가 쓴 루이스 전기다. 그렇지만 루이스를 더 잘 알아간다는 의미에서 루이스라는 범주 안에 넣었다. 나니아 연대기는 영화로 보았다. 영국인이 아니라 그런지 왠지 낯설고 어색했다. 저게 뭐지? 느낌이 강했다. 오히려 순전한 기독교와 스크루페이프의 편지가 더 공감이 된다.

















루이스는 1차 대전과 2차 대전의 참화를 몸으로 받았다. 1차 대전 때 옥스퍼드에 입학하고 전쟁에 참여 했고, 2차 대전 때 교수로 있으면서 관망하기는 했지만 참상을 그대로 보았다. 루이스의 전기를 쓴 맥그라스 역시 옥스퍼드 출신이며 동일한 성공회에 몸담고 있다. 저명한 교수로 신학자로 살아가고 있다. 지금은 영국을 대표하는 복음주의 신학자로 활약하고 있다. 필자는 작년 <기독교 그 위험한 사상>을 접하고 맥그라스의 학문적 성취에 매료 되었다. 그 전에도 몇 권의 작은 책을 접했지만 그 책과는 비교할 수 없었다. 이 후 맥그라스에 관심을 두고 몇 권의 책을 더 읽었다. 대체로 <이기적 유전자>로 대표되는 도킨스의 주장을 반박하고 기독교를 옹호한다. 맥그라스는 생물학자이기에 도킨스의 주장을 학문적 근거로 반박할 수 있었던 것이다
















루이스의 저작 뿐 아니라 그에 관련된 서적들도 연이어 출간 되고 있고, 되었다. 루이스에 대한 관심이 크게 일어난 것은 도태하는 기독교가 좀 더 깊고 넓은 통찰력을 얻으려는 시도다. 루이스는 그런 대상으로서 적합하다. 문학 전공자이며 교수였던 루이스는 논리적이고 사변적인 능력뿐 아니라 인간의 실존과 본성에 관한 깊은 인문학적 실력도 겸비하고 있다. 이러한 루이스의 지혜의 빌려 오고 싶은 것은 당연지시다. 루이스의 저작도 중요하지만 그와 관련된 주변 상황들도 연구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는 어떤 책을 읽어 왔고, 누구의 영향을 받았으며, 어떤 친구들이 있고, 철학적 난제들은 무엇인가를 살펴보는 것은 매우 유익한 일이다.

 

한 사람의 궤적을 통찰함으로 수많은 사람을 읽을 수 있다. 루이스를 신봉하기 위함이 아니다. 그를 뛰어넘기 위해서다. 그는 지금 절실히 필요한 존재다. 암울한 현시대의 흑암을 걷어내기 위해 그의 빛을 잠깐 빌려오는 것은 타당하다. 겨울이 왔다. 따스한 누군가의 손길이 필요하다. 루이스와 즐거운 차 한 잔은 어떨까?




댓글(1)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계사이버대학 2014-02-11 1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세계사이버대학 선교학과에서 신, 편입생을 모집합니다.

세계사이버대학 선교학과는 2년제 전문대학 과정으로 평신도 사역자와 선교사, 목회자 양성을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저렴한 학비와 각종 장학금 혜택과 함께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수준 높은 강의를 인터넷으로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2월 13일(목)까지 입학원서를 인터넷으로 접수합니다. www.world.ac.kr 1577-4990

선교학과 사무실 031-785-341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신영복교수를 읽다


제목만 거창하다. 나는 아직까지 신영복교수를 잘 모른다. 다만 성공회대학 교수며,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20년 20일을 복역하다 출소했다는 것 밖에는. 그러니 신영복 교수를 읽다는 표현은 과장된 것임에 틀림 없다. 다만 그를 읽고 싶은 마음에서 제목을 그리 정해본 것이다. 현실보다 꿈에 가깝다.


지금까지 읽는 책은 단 세권. 동양 고전을 소개한 [강의], 감옥에서 가족들과 지인들에게 보낸 편지 묶음인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어행에세이라고 하기에는 뭐한 [나무야나무야]다. 그중에서 단연코 최고는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다. 고뇌로 가득찬 삶이었음에도 들풀처럼 싱싱하기 그지없는 그의 내면을 세밀하게 그려냈다. 저자 자신은 검열로 인해 더이상 사적인 이야기로 풀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절제와 상징들이 가득하다. 감추지 않았지만 은익되었고, 공개했지만 아직 쓰이지 않는 생각의 여백이 가득하다. 한 편의 산수화를 보는 듯 하다.















[강의]는 중국 고전에 잔뜩 심취해 있을 때 사서 읽었다. 논어, 맹자, 도덕경, 묵자, 순자, 손자병법, 등등... 깊지 않았지만 나름대로 재미있게 읽었던 책들이다. 6개월을 지나면서 수 십권의 중국 고전과 고전을 소개한 책들을 집어 삼키면서 나름대로 가닥을 잡았다. 중국 고전에도 보수가 있고, 진보가 엄연히 존재하다는 것도 알았다. 논어나 맹자는 보수고, 묵자는 진보에 해당된다. 외에는 동양의 마키아벨리로 불리는 [한비자]도 재미있었다. 한비자를 읽었으나 거슬러 올라가 그의 스승은 [순자]도 읽어야 했다. 중국 사상도 얽히고 설혀있다. 모든 문화와 사상에는 보수와 진보는 존재하는 것 같다. 그러다 읽게 된 것이다. 신영복교수의 [강의]다. 지금까지 어설프게 알고 지내던 것들을 깔끔하게 정리해 주었다. 















[나무야나무야]는 뭔가 어설프고 부족한 느낌이다. 다른 분들의 글에 비하면 탁월하지만, 신영복을 갖다 붙이기엔 왠지 어색했다. 스스로 밝혔지만 덜 발효된 느낌의 글이다. 그러나 내가 보기엔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은 느낌이었다. 그래도 좋았다. 마음껏 사유하고 상상할 수 있게 했으니 그만하면 되지 않는가.


아직 신영복 교수는 낯설다. 몇 권의 책으로 그분의 삶과 사상을 감 잡기에는 이르다. 검색해 보니 신영복 교수의 책이 아직 많다. 제목을 보니 [변방을 찾아서]가 가장 읽고 싶다. [처음처럼]도 깊은 맛이 날 듯하다.  신영복 교수의 글은 여백이 많다. 꽉찬 여백! 아이러니한 비움이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에서 건져올린 문장 몇 개를 적어 본다.


"8호 총원들은 대개 세면시간까지 다시 취침을 하시는 것이 보통이다. 나는 이 시간에 책을 읽는다. 요즈음은 충무공의 [난중일기]를 읽는다. 읽을 만한 책이 귀하여 읽는다기보다 거의 외우다시피 읽고 또 읽는다."(51쪽)


"수인들은 늘 벽을 만납니다. 통근길의 시민이 STOP를 만나듯, 사슴이 엽사를 만나듯, 수인들은 징역의 도청에서 늘 벽을 만나고 있습니다. 가련한 자유의 시간인 꿈속에서마저 벽을 만나고 마는 것입니다. 무수한 벽과 벽 사이, 운신도 어려운 각진 공간에서 우리는 부단히 사고의 벽을 헐고자 합니다. 생각의 지붕을 벗고자 합니다. 흉회쇄락, 광풍제월. 그리하여 이윽고, '광야의 목소리'를, 달처럼 둥근 마음을 기르고 싶은 것입니다."(91쪽)


"사랑은 분별이기 때문에 맹목적이지 않으며, 사랑은 희생이기 때문에 무한할 수도 없습니다."(256쪽)


아직 건져 올릴 문장이 많다. 한정된 이 곳에 담아 내기에 역부족이다. 이 글은 읽는 분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다. [감옥으로부터의사색]을.


































댓글(2)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렇게혜윰 2013-11-07 1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디선가 엽서라는 책을 강추한것을 보았어요. 절판된 책인줄 알았는데 여전히 나오는군요^^

낭만인생 2013-11-07 16:12   좋아요 0 | URL
댓글 감사합니다. 신영복 교수님은 책도 그림도 서예도 전문가라 사도 후회하지 않을 책만 출간하시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