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읽는 C. S. Lewis
아침 일찍 일어나 거침 없는 책 읽기를 한다. 아직 눈은 잠에서 깨어나지 않았는지 무겁기만 하다. 머리는 맑고 상쾌하다. 세수 한 번 하고 나니 눈도 한결 가벼워 진다. 이른 새벽의 독서는 정신 수양에 딱이다. 고집스런 철학자들의 엉성한 주장도 맞짱 뜰 수 있다. 분주한 낮이면 도무지 눈에 들어오질 난해한 책들도 한 결 수월하게 읽혀 진다. 누군가 새벽독서를 즐기는 사람은 깊이가 있다고 했던가. 맞는가 보다. 경험해 보지 않으면 모를 일이지만. 난 오늘 그렇게 새벽을 맞이한다.
C. S. Lewis의 신간이 나왔다. 얼마 전 알리스터 맥그라스의 C. S. Lewis 전기를 읽고 새삼스런 감동에 잠겼다. 연약하기 그지 없는 지성의 갈대를 보았다. 이번에 출간된 순례자의 귀향은 어떤 책 일까. '기독교, 이성, 낭만주의에 대한 알레고리적 옹호서'라는 부제가 붙었다. 영적 순례기란 설명도 따라 붙는다. 아무래도 기독교 변증서가 아닐까 싶다. 그 외에도 루이스의 저작들이 몇 개 더 보인다. 아직 번역이 안 된 탓인지 궁금하기 그지 없다.
이번 <순례자의 귀향>도 홍종락이 옮겼다. 그의 번역 실력은 이미 정평이 나 있으니 원전을 읽는 것만큼 좋다. 하여튼 루이스의 책은 새벽이 좋다. 한 가지 약점은 매일 새벽마다 읽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번 기회에 C. S. Lewis를 잡아야 겠다. 감이라도 잡아야 겠다. 시간이 그리 많지 않으니 잠을 줄여가며 읽을 수 밖에 없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