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개월전 ㅈ으로부터 자서전을 대필 받았다. 엄밀하게 말하면 대필이 아닌 저자의 이름을 가진 전기형식이었다. 처음에는 오케이하고 ㅈ의 삶의 흔적들을 찾았다. 그런데 찾으면 찾을 수록 실망이엇다. 그래서 결국 안한다고 통보했다. 한 번써주면 오백이 넘는 수입이 들어오지만 도무지 양심상 자신이 없었다.
자서전의 기본 원칙은 자신이 쓰는 것이고, 나는 대필이 아닌 첨삭, 아니면 삶의 정황에 대한 바른 이해가 필요하다. 그런데 그분은 진실이 아닌 꾸며진 인생이었다. 자서전까지 꾸미려는 역겨움에 그만 두고 말았다. 아무리 무명의 작가지만 이런 식의 접근은 말도 안된다. 요즘 시대에 글로 산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물론 많은 직업이 그럴 것이다.
누구나 다 먹고 사는데, 왜 이리 힘든 사람, 아니 직접이 많아 진걸까? 그건 순전히 분배의 법칙이 잘못된 것은 아닐까? 합이 1000이라면 공평하게 100씩 열이 가지면 되지만, 현대는 아니다. 한명이 800이고, 한명이 100이고, 나머지는 8명이 100을 나누니 13도 안된다. 뭔가 잘못되도 한 참 잘못된 것이다.
자서전 책이나 챙겨두자. 잘 보이던 책들인데 오늘에야 눈에 들어온다. 타인의 전기를 쓰는 것과 자신에 관해, 자신을 쓰는 법은 확실히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