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를 젓다 보면 닿을줄 알았어요

노를 젓다 보면 이길 줄 알았어요


모터를 단 저 배를 제치고 나면 

모두가 나의 이 아날로그적인 배에 경탄할 줄 알았어요


팔이 노가 될때까지 저어가던 어느날

모터 단 배를 이긴다 해도 모두 내 팔의 안쓰러움에 마음 쓸뿐

내 배의 값어치 따윈 신경쓰지 않음을 알게 됐어요


허망해서 노도 젓지 않고 그저 태양만 바라보다

내살만큼 익어간 배가 그저 검무스름한 나뭇조각이 됐음을 

모터를 갈망하는 내 속내를 살피고서야 알았네요


이젠 지평선이 있는지도 알 수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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