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아름답냐고 묻는다. 영화 박하사탕은.
삶이 아름다울까. 나는 묻는다.
기실 소통할 수 없는 이들과 함께 섞갈리다보면 삶은 아름답기 보다는 비루하다. 하루하루 근천스러움이 목을 감고선 겨울보다 시린 봄빛을 선사한다.
내 마음에 고황이 깃든 것 또한 어찌보면 그 스물거림을 견디지 못한 잔약한 신경 때문이리라. 나의 잔약함은 스스로를 무디고 또 심상하게 했다. 삶의 아름다움에 대한 긍정은 과거형이 됐고 나의 하루는 무딘 고백마냥 덤덤하기 이를 때 없다.
글로도 다 비워지지 않는 마음에 한가닥 희망이란 어쩌면 조금은 더 나아질 수 있다는 바람일지 모른다. 그 바람이 헛되더라도 그 헛됨이 사람을 살게하고 나를 눈물짓게 한다.
겨울이 간 들녘에 봄이 오고 마음은 산만하다. 봄은 오지도 않고 저만치 가버리고 삶은 지극히 멍한 얼굴로 내게 그러함을 견디라 한다. 이길 수 없는 것과 지울 수 없는 것과의 끝자락에 지친 몸이 있다. 나를 거울로 힐끗 볼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