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엔 불필요한 말이 많다. 말의 불필요함은 필연적으로 군더더기를 낳고 이해를 어렵게 한다. 엊그제 친구 이름으로 빌린 책을 반납할 때의 이야기다. 밤 10시가 넘었기 때문에 무인 반납기로 책을 넣었다. 무인 반납기 위에는 이런 말이 적혀 있었다.

‘반납하신 책은 익일(다음 날) 처리됩니다.’

다음 날이란 말만 쓰면 가로 표시를 할 필요가 없거늘 굳이 익일이란 한자말을 써서 부가 설명을 낳게 했다. 게다가 익일(翌日)이란 말 자체는 요즘 사어(死語)에 가깝다. 그야말로 말의 낭비다. 입말에서의 군더더기는 그렇다 치더라도 글말에서의 이러한 군더더기는 이해하기 힘들다. 혹 내 글에도 이런 군더더기가 있는지 헤아릴 일이다. 밤에 두서없이 생각이 많아져 짧은 생각을 읊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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