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트릭트 9 - District 9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디스트릭트 9는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 아파르트헤이트가 고갱이를 이루고 관계의 비루함을 역설한다. 이 영화가 주목을 끈 데는 다양한 정치적 해석이 가능한 텍스트가 큰 역할을 했다. 헌데 정치보다 개인의 무력함이 슬프다. 씨네 21에서 이야기한 다양한 담론에도 불구하고 사위어가는 실체는 꾸준히 마음을 불편케 한다. 사람이 얼마나 구접스러울 수 있는지 영화는 이야기 한다. 아니, 그렇게 읽었다. 디스트릭트 9은 슬픈 영화다. 외계인과 섹스를 했다는 누명보다 그 말을 믿는 아내 덕에 아픈 남자의 이야기다. 카프카의 소설이 생각나지만 생각보다 역겨운 외계인의 형체에 오히려 쉬이 잊혀질 영화다.

이 영화가 재미없다는 사람은 다소 말을 잘못한 거다. 이 영화는 불편하다. 사람들은 불편한 것도, 힘든 것도, 피곤한 것도 다 재미없다는 말로 압축시킨다. 디스트릭트 9이 보여주듯 세상은 짧은 말로 명쾌해질 공간이 아니다. 얇게 저민 오징어 회가 입맛을 돋우 듯 조심스런 언어만이 남루한 세상을 명료하게 한다. 이 영화는 많은 이야기가 겹겹이 엉켜있다. 굳이 알렉산더의 용기를 빌려 이 엉킨 실타래를 풀자면 결론은 이런 거다.

‘나는 나를 증명치 못하면 나로서 살 수 없기에 나는 주변과의 관계에서만 규정지어지는 미약한 영장류일 뿐이다. 그게 나를 슬프게 한다. 삶이 허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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