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터 오늘 아침 까지 해서 우석훈의 신간 3권을 봤다. 날을 샌 건 아니고 어렵지 않은 책이다 보니 쉬이 책장이 넘겨졌다. 그닥 영감을 받지 못한 책이라 소소한 품평도 하지 않으려 했는데 방금 펼친 조선일보에 우석훈에 대한 얘기가 잠깐 나왔다. 출판시장을 좌파가 먹고 있다는 내용이다. 대형서점 ‘정치 사회’ 부문 베스트셀러 10위 권 목록에 우석훈의 책이 3권이나 들어가 있다며 내심 불편해 하는 듯하다. 특히 마지막 문장이 압권이다.
‘한국 좌파는 이미 출판시장 장악으로 정권을 잡아본 경험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뭔 말인가 했다. 도대체 누구한테 하는 말인지 알 수가 없다. 일부러 대상을 모호하게 하려 한 건지 편집자의 실수인지 아니면 독자들이 알아서 파악하라는 건지. 혹 조선의 열독자인 우파들에게 좌파가 준동하고 있으니 우파 서적을 널리 읽도록 하여라.. 란 말일지도 모른다. 조선이 출판 시장에 행사하는 영향력이 아무리 크다손 하더라도 맥락을 알 수 없는 위의 언급은 대중의 정서와 참으로 사맛디 아니하다.
최근 나경원 의원이 KBS 국감에서 김동제 씨와 관련하여 ‘좌파’ 운운하다 네티즌의 몰매를 맞았다. 대통령도 중도 실용이라고 하는 시대다. 매우 좋게 보면 조선 시대 ‘사간원’ 같은 역할인 조선은 왜 대통령의 프레임에 따르지 않는 것일까. 대통령의 정책 기조가 마음에 안 드는 걸까. 기실 보수 언론 내부에선 좌파 강박에 빠진 20대가 사회의 주축이 됐을 때 조중동의 시장 장악력이 급격히 떨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한다. 그런 걱정의 강도를 줄이려면 좌파 운운하는 말도 좀 그만 했으면 한다. 아침부터 신문 보는 데 괜히 마음만 언짢아졌다.
*그나저나 한겨레의 토욜 짜 ‘책읽기’ 부문은 읽기에 여전히 녹록치 않다. 글 좀 쉽게 썼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