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SBS시사토론을 봤다. 보려고 본 건 아니고 그냥 티비를 돌리다 봤다. 재범에 관한 이야기였다. 패널로 개성 있는 4명이 나왔다. 평소 비호감이던 변희재씨가 말을 잘 해서 조금 놀랐다. 황상민 교수는 마인부우를 연상시키는 외모와 귀여운 웃음으로 분위기를 잘 리드했다. 탁현민씨는 대중을 고려하지 않은 듯한 발언으로 다소 겉도는 느낌이었다. 전여옥씨는 여전히 남에 말 안 듣던데 그래도 귀여운 구석이 있었다.
황상민 교수의 발언 중 인터넷 상의 대중과 오프라인 상의 대중이 다르다는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평소 인터넷에서 보이는 일방적 여론에 놀아나는 지인이 많았다. 네이트에 보면 찬성 글이 몇 개니, 다음 베스트 댓글이니 하며 말이다. 기실 인터넷에서 형성된 여론은 다소 즉자적이고 무책임한 구석이 많다. 황 교수가 어제 언급한 짝퉁 국가주의처럼 위선을 떨거나 위악을 떠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황 교수와 개인적으로 친하다는 모 기자는 농담 삼아 황 교수가 사이비라고 했는데 그의 넉넉한 외모와 말투를 보니 학자보다는 옆집 아저씨 같았다. 그래서 그의 의견이 더 와 닿았다. 사회학과 교수라 그런지 대인 지능이 높아 보였다.
더욱 놀라운 건 몇 시간 까지 나랑 영어 스터디를 하던 넘이 티비에 나왔다는 거다. 오늘 아침에 같이 어딜 가기로 했는데 새벽 1시에 거기 패널로 앉아 있었다. 의견 표명도 했다. 인터넷 여론을 전체 여론으로 파악하는 대중이 문제라는 요지의.. 그 뒤에 바로 다른 여자 아이가 말을 했는데 별 신경 쓰지 않았더랬다. 근데 그 넘이 아침에 내게 말하길 그 여자는 바로 그 넘의 여자친구였단다. 수고비로 5만원 받았는데 목동에서 명륜동까지 야간 할증 붙은 택시 타고 와서 만 오천원 남았다더라. 걔가 4기 토론단으로 뽑혀서 매주 금욜마다 목동 갈건데 그 택시비는 어이할건지. ‘결혼은 미친짓이다’에 나온 엄정화 말 마따나 택시비보다 여관비가 싸게 치겠다. 음.. 여튼 그 넘은 방송 출연 탓인지 아침 약속에 늦었다. 그리고선 내가 좋아하는 체리 코크를 내밀었다. 아.. 재범이가 다시 돌아왔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