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전산 이야기 - 불황기 10배 성장, 손대는 분야마다 세계 1위, 신화가 된 회사
김성호 지음 / 쌤앤파커스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다른 자기 개발서를 표방하며 같은 이야기를 한다. 결이 다를 뿐 이야기의 고갱이는 같으니 굳이 책을 낱낱이 살필 필요는 없다. 지루하진 않지만 인간에 대한 예의가 결여된 어느 기업의 이야기로 보면 되겠다. ‘하면 된다’는 명제는 전직 불도저 이 대통령을 생각나게 한다. 이 대통령을 철학을 좇거나 그에게 잘 보이고 싶은 사람이 읽으면 좋겠다.

이 책의 억지는 대략 이런 식이다. 일단 부딪혀라. 무조건 열심히 해라. 삶의 목표는 성공이다. 2류가 1류가 되려면 1류 보다 2배는 넘게 일을 해라. 그리고 이 책에 나오는 사장은 생각 많은 사람을 싫어한다. 창조 경영이 핵심이다 뭐다 하는 세간의 언어도 이 책에 따르면 노력하지 않는 자의 비겁한 수사학이다. 숨이 턱 막힌다.

혹여나 이 책을 읽고 자신의 부족함을 느낀 나머지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분이 있다면 말리고 싶다. 얼마나 더 열심히 살아야 진정 열심히 산다는 말을 들을까요. 이미 그대의 인생엔 과부하가 걸려 있다고요.

이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산다면. 어중간한 말 따윈 다 비겁한 변명으로 여기는 이런 분위기의 회사에서 산다면. ‘왜 사는 가?’냐는 생의 본질적 문제를 마주하게 될 듯하다. 젊음은 노후를 위해 노후는 자식을 위해 살아가는 인생의 질곡. 가볍게 산 자들을 채찍질 하는 붉은 문구의 향연. 좀 허술하고 헤프게 살자. 다들 인생 충분히 열심히 살고 있다고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