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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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은 사소한 인연의 누적분이다. 인생이란 자잘한 선택의 누적분이란 김어준의 말을 흉내내 봤다. 김연수는 앞서 이야기한 아포리즘을 한 편의 책으로 이야기 한다. 내가 너와 닮지는 않았지만 내가 너를 이해할 수 있다는 건 우연이 아니다. 다만 자잘한 인연 속에 너와 교집합이 될 만한 추억이 있어서다. 각기 다른 이야기를 하더라도 크고 작던 간 언제나 존재하는 교집합을 우리는 '공감'이라 한다. 그런 공감할 수 있는 부분, 그럼 공감을 이끌어 내는 힘, 이러한 것들이 김연수 글의 매력이다.   

 성실함 또한 모두가 칭찬해 마지 않는 김연수의 매력이다. 인도의 수상이었던 네루가 자신의 딸에게 했던 말, 마르코니가 친 최초의 무선을 이야기한 뉴욕 타임스에 대한 부분은 김연수의 성실함을 이야기 한다. 그의 단편 집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에도 나오는 성실함이 이 책에서도 빛을 발한다. 이야기는 언뜻 산만해 보이고 구성은 정교하지 않은 듯하다. 하지만 각자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만으로도 완결된 소설이 됐다는 건 해픈 구성 뒤에 숨겨진 치밀한 계산을 이야기 해준다.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내가 누구든 얼마나 아프든 간에 우리는 다 자잘한 고독과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김연수가 이야기 하는 조금 더 특별한 사람의 이야기에서도 우리는 공감할 거리를 찾는다. 네 아픔은 아픔이 아니란 말을 쉬이 내던지는 메마른 감성의 소유자는 필히 읽어야 할 책이다. 타인의 사소한 아픔도 공감하게 하는 김연수의 글은 메마른 감성에 촉촉한 수분보습을 해줄 터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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